"여야의정 협의체, 11일 출범"…의정갈등 전망은?
[EBS 뉴스]
의정갈등을 풀어갈 실마리로 주목받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오는 11일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의료계의 참여가 중요한데, 각 단체별로 참여 의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 보시고 오겠습니다.
[VC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여야의정 협의체, 11일 출범"
구성 제안 두 달 만에 정식 발족
일부 의사단체 참여 의사
야당·전공의·의대생 등
여전히 참여 부정적
한 대표 "야당 참여 없으면
여의정 협의체라도 일단 출범"
의협은 임현택 회장 탄핵 표결
의사단체 입장 변화도 주목
'출범 초읽기' 여야의정 협의체,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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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각 주체별 준비 상황 취재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승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 일정을 밝혔습니다.
논의가 시작된 지 약 두 달 만인데 상황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송성환 기자
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인 오는 11일 출범을 못박았습니다.
한 대표가 공식적으로 협의체 구성을 야당에 제안한 지난 9월 6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출범이 확정된 겁니다.
한 대표는 기온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의료 수요가 높아지는 겨울철이 다가온다면서, 더 이상 의료계와의 대화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한 대표의 오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한동훈 대표 / 국민의힘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출발을 미루는 것은 어렵습니다. 출발에 참여하기로 한 의료계와 정부 여당 모두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은 전공의, 의대생이 협의체에 참여해야한다면서 현재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야당이 빠진 여의정 협의체라도 우선 정해진 일정대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협의체의 또 다른 주체인 야당은 여전히 전공의와 의대생이 반드시 참여를 해야 된다는 입장인 거죠.
송성환 기자
네, 오늘 한 대표의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발표와 야당을 향한 참여 요청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당초 국회가 주도해서 여야의정이 함께 하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민주당이었습니다.
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한 대표가 두 달전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한 이후에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번 의정 갈등 문제의 핵심이 전공의와 의대생 문제기 때문에 이들이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는 참여할 의미가 없다는 건데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6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박 비대위원장은 협의체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고, 의대생 역시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야당도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초 여야 대표회담이 이달 초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이 회담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비롯한 의료 대란 문제와 민생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실제 양당에서는 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논의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녹취가 지난주 공개되고 주말엔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현재는 회담을 위한 논의가 끊긴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일단 협의체 출범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이라 중간에 상황 변화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야당이 협의체 출범부터 함께 하는 것은 쉽지 않단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현아 앵커
의료계 상황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일부 의사단체들이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 출범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도 사실인데요.
지금 상황은 조금 복잡한 모양입니다.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의사단체들마다 상당히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표로 간단히 정리해봤는데요.
우선 전국 의대 학장들로 구성된 의대협회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약 2주 전 협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요.
지난주 교육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앞으로 구성될 협의체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대협회와 함께 의대생 휴학 승인을 조건으로 내걸고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던 대한의학회는 일부 보도에서 야당의 동참이 의학회의 참여 선제 조건인 것처럼 알려지면서, '유보' 입장으로 분류되기도 했는데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EBS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다음 주 출범과 함께 참여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진우 회장 인터뷰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이진우 회장 / 대한의학회
"유보적인 입장, 이런 걸 떠나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야당도 참여해서 정식으로 잘 출범하기를 바란다라는 게 저희 입장이에요."
여당이 협의체에 참여해달라고 공문을 보낸 다른 13개 의사, 의료 단체들은 여전히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여기에는 의대 교수 단체들과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의대생 단체 등이 포함돼 있는데요.
대부분 내년도 입학생인 2025학년도 정원 재논의와 전공의, 의대생의 협의체 참여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15개 의료단체 중에서 두 군데 정도는 참여하는 것 같고 아직 13군데가 참여에 부정적인 상황인데, 의료계 내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일까요?
송성환 기자
네, 줄곧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의정 갈등의 중심이 됐었던 대한의사협회의 임현택 회장이 현재 탄핵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의협 대의원회는 돌아오는 일요일이죠, 오는 10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안건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조현근 의협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이 총회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절차인데요.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에다 막말 등으로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고, 전공의들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협 규정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고,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합니다.
탄핵 위기에 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의협 회원들에게 사과 문자를 돌리기도 했는데요.
임 회장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엄중한 상황에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면서 SNS 활동도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일요일 총회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의협은 일단 비대위 체제로 전환이 됩니다.
정부와 줄곧 강한 대립각을 세워왔던 임현택 회장 체제가 끝나면 의협 내부에서도 협의체에 참여해 정부, 정치권과 대화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특히 SNS를 통해 임 회장에게 불만을 드러내왔던 박단 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의 입장 변화도 예상해볼 수 있는데요.
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내일 모레 임시총회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 등을 논의한단 계획입니다.
서현아 앵커
남은 일주일 동안 상당히 역동적인 변화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지금 정부 역시도 꽉 막힌 의정 갈등 상황 속에서 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은데요.
오늘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있었죠.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이 있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불참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대독했습니다.
시정연설에서도 의료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그동안의 대통령의 의지는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포함한 노동, 연금, 교육 등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을 위한 정부 투자를 약속했는데요.
관련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회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
"당면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비급여·실손보험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는 한편,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을 투입하여 의료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시정연설 이후 대통령실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는데요.
이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내각은 현재 추진 중인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에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주목할 부분은 '연내에 마무리'라는 대목입니다.
올해 안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힘을 내라는 차원일텐데요.
말씀하신대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정부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올해 안에는 성과를 내보겠다 꼭 지켜지기를 바라겠고요.
그런데 의사단체들이 협의체 참여를 위해서 내걸고 있는 조건, 아주 핵심적인 조건 중 하나가 2025학년도 정원을 다시 조정해 보라는 겁니다.
아직 논의의 여지가 있는 겁니까?
송성환 기자
사실 재논의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수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고, 수능도 이제 2주가 채 남지 않았는데요.
정부와 대통령실 역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재논의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런 완강한 태도에도 정원 재논의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역시 내년에 의대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론 때문인데요.
올해 1학년 휴학생 3천여 명에, 내년 증원분이 반영된 신입생 4천5백 명까지, 총 7천5백 명이 함께 졸업까지 수업을 들어야하는 상황입니다.
대학마다 한시적으로 1년 4학기제 운영이나 5.5년 교육과정 적용 같은 대책을 고민하고는 있지만 의대생과 교수들의 동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혼란도 사실 의대생들의 복귀가 전제돼야 하는 것인데요.
현재로서는 의대생들은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신입생들 역시 휴학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의대 교육 정상화 문제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되면 가장 먼저 시급하게 다뤄야할 의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료 현장부터 의대 수업까지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많은 우려가 나오는 게 현실입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건설적인 대안들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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