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배치 검토·주방위군 대비 태세 발령...선거 앞둔 미국, 긴장감 고조

2024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미 선거 당국이 '준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보안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에 선동된 강경 지지자들이 투표일 전후 폭력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트럼프 지지 단체가 회원들에게 "내전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주문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각 주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 이달 5일 대선 투표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워싱턴과 네바다 주정부는 주방위군에 대비 태세를 발령했고, 수백 개 카운티(기초 행정 구역)가 선거 사무실 건물을 방탄 유리, 강철문 등으로 보강했습니다.

선거관리인에게 '비상호출벨'을 지급하거나, 우편투표를 통한 생화학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해독제를 비치한 지역도 등장했습니다.

WP는 "전례 없는 보안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선 경합주 경계 태세는 더 삼엄합니다.

애리조나의 마리코파카운티는 SNS의 증오 표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드론을 투표소·선거사무소 인근에 띄워 주변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폭력 징후가 포착되면 사무실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리조나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입니다.

'트럼프 패배' 시 부정 선거 논란이 격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선거 당국 관계자들은 긴장감 조성 원인으로 단연 트럼프를 지목했습니다.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 트럼프가 올해도 "민주당이 승리를 도둑질하려고 한다"고 선동하며 극렬 지지자들의 적개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WP는 "당국자들은 불안해 하는 유권자들에게 '투표가 보호받을 것'이라는 안심을 주고, 투표일 전후 선거 당국을 겨냥한 폭력 사태에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대선에서 한동안 트럼프에 뒤졌던 해리스가 다시 재역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세였던 경합주에서 강세로 돌아서면서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