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중고 사는 사람들, 그 와중에 등쳐 먹는 사기꾼

김하나 기자 2024. 11. 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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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고물가 속 중고 거래앱 활발해
사용자수·설치자수 역대 최다
다만 사기 범죄 꾸준히 발생해
암표 거래도 수그러들지 않아
사기·암표 거래 막는 장치 필요
올해 중고거래 앱 설치자·사용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좀처럼 꺾이지 않는 고물가 국면, 중고 거래앱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앱ㆍ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ㆍ리테일ㆍ굿즈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주요 중고거래앱 설치자 수는 3378만명, 사용자 수는 226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표➊).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중고거래앱을 설치하고 4명 이상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참고: 사용자수 합산(2264만명)은 각 앱 사용자 수의 중복값을 제거한 수치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중고거래앱은 '당근'으로 사용자 수는 2125만명이었다(이하 올해 8월 기준). 다음은 '번개장터(468만명)', '중고나라(168만명)' 순이었다. 각 앱 모두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사용자 수를 달성했다(표➋).

특히 사용자수 1위 '당근'의 경우 거래 규모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강민국 의원실(국민의힘)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당근마켓 거래규모는 2021년 5100만건에서 2022년 5900만건, 2023년에는 6400만건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거래 금액 역시 같은 기간 2조9000억원→4조3000억원→5조1000억원으로 큰폭으로 늘어났다(표➌).

이영애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중고 거래로 게시물을 올리고, 판매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친환경'을 생각하면서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중고 거래앱 활성화에 한몫했다"면서 "최근 몇년간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한푼이라도 아끼려 중고거래를 하는 이들을 노리는 사기꾼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직거래 사기 발생 건수는 2021년 8만4107건, 2022년 7만9052건, 2023년 7만8320건으로 조금씩 줄고 있긴 하지만 매년 일정 수준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표➍).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는 만큼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정비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강민국 의원은 "최근 당근마켓 등을 통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사기거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가로 거래되는 물건에 안전장치를 마련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고 거래앱을 통해 암표 거래가 횡행하는 것도 문제다. 강유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온라인 암표 신고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암표신고 건수는 모두 3400건이었다. 그중 80%에 달하는 2721건이 당근ㆍ중고나라 등과 같은 중고거래 앱에서 발생했다(표❺).

업계 관계자는 "암표 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용자 신고를 받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판매자의 패턴을 학습한 머신러닝 등 다양한 기술적 조치를 활용해 강력히 차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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