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성공의 기준을 더 다양화 하자
가끔 돈이 얼마나 생겨야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겠냐는 질문을 받는다. 내 입장에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 쯤으로 폄하하기 때문이다. 나는 워크와 라이프가 분리되지 않는 '워라일체'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것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고 즐겁다.
물론 내가 특이한 경우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나의 지금 상황은 성격, 주어진 환경, 운이 결합된 결과이다. 그래서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라고 말하지 못한다. 사람마다 처한 성격, 환경, 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돈이 좀 생기면 언제든 그만두고 싶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상황은 불행하다. 결국 내가 이 일을 원해서 선택했는지, 그 선택에 지금도 후회가 없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은 원치 않는 일을 하며 불행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이런 불행한 사람을 줄일 수 있을까?
사회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출발 지점은 다른데 목표 지점은 같은 사회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다. 둘째, 출발 지점은 같지만 목표 지점이 사람마다 다른 사회이다. 이는 진보진영의 이상이지만 결국 손에 잡히는 부의 재분배에 천착하다 보면 셋째, 출발 지점도 같고 목표 지점도 같은 사회를 지향하게 된다. 넷째, 우리는 출발 지점도 다르고 목표 지점도 모두 다른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자면 성공의 표상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많은 성공의 기준 중 돈을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에도 이미 돈을 버는 방법이 훨씬 다양화 되고 있다. (돈이 대표적인 성공의 정량지표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는 없다.) 나는 스타트업 창업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 외에도 참 많은 길이 있고 또 많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과거라면 성공한 삶을 살지 못했을 수도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며 큰 돈을 번다. 유튜브도 경쟁이 있지만 기존 콘텐츠 시장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와 콘셉트의 시장이 열렸다. 다양한 콘텐츠의 성공은 성공의 다양화를 불러왔다. 기술의 발달이 개인을 기존 성공 공식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
스타 웹툰 작가들의 탄생은 성공의 다양화를 더욱 잘 보여준다. 웹툰은 본질적으로 '이야기'다. 다른 웹툰들과 경쟁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소설, 영화, 예능은 물론 게임과도 경쟁한다. 웹툰의 본질이 재밌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웹툰 작가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작가보다 그림을 더 잘 그려야 할까? 아니다. 그냥 듣도 보도 못한 재밌는 이야기를 창조하면 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네 번째 길이다. 이 길에서는 추구하는 목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출발 지점의 다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 사회가 네 번째 길로 가기 위해선 먼저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너는 장래에 뭐가 되고 싶니?"하고 희망 직업을 묻지 말자. 이러한 질문은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이 되어야 하는 직업을 마치 인생의 목표처럼 인식시키기 때문이다. 직업의 자리는 한정돼 있어 경쟁을 부르고 다수의 패자를 만든다. 직업 선택의 경쟁에서 탈락한 다수는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회의 고통 총량은 증가한다.
대신 이런 질문을 해보자. "인생을 통해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일생 동안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이처럼 본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아이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 아이들의 꿈이 의사 면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삶'이 될 때, 성공의 길은 다양해지고 직업으로 인한 사회의 고통 총량은 줄어든다. 우리가 교육만 잘한다면 아이들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성공의 길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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