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청년의 꿈… 창업자·소상공인 ‘줄폐업’ [소상공인의 날]

박귀빈 기자 2024. 11. 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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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가게가 폐업하더니, 건물 곳곳 가게가 줄줄이 떠났어요. 이젠 손님도 끊겼는데, 접어야 하나봐요."

한 카페 주인 B씨는 "청년들이 하던 가게가 최근 매출 하락 등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폐업하고 있다"며 "5년은 버틸 줄 알았는데, 고작 1~2년만에 모두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청년 및 1인 소상공인들이 창업 1~2년만에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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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최근 2년 간 10만여곳 문 닫고
7만명 중 5년 생존율 절반도 안돼
시민 소비 침체·경제 불안정 방증
전문가 “중장기적 지원책 마련해야”
인천지역 청년과 1인 소상공인의 창업 후 2년 내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4일 인천 구월동 한 상가에 임대 및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다.

 

“옆 가게가 폐업하더니, 건물 곳곳 가게가 줄줄이 떠났어요. 이젠 손님도 끊겼는데, 접어야 하나봐요.”

4일 오후 2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상가 1층. 이곳에 있는 30여곳의 상가 중 10여곳은 원래 음식점인 것을 알 수 있는 간판만 남은 채 텅 비어 있다. 창문 밖에는 공실을 알리는 ‘임대’ 현수막이 크게 붙어있다. 현재 카페, 라멘집, 햄버거집 등도 폐업을 예고하듯 가게 앞에 ‘인수하실 분 찾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 곳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A씨는 “젊은 창업자가 코로나19가 끝난 뒤인 2022년부터 1인 가게로 잇따라 창업했지만, 2년을 채 못버티고 올해 들어 줄줄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1곳이 문을 닫으면 상가 전체 손님이 줄고 그 여파가 옆 가게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상가도 마찬가지.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카페나 샐러드 가게 등 규모가 작은 1인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한 카페 주인 B씨는 “청년들이 하던 가게가 최근 매출 하락 등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폐업하고 있다”며 “5년은 버틸 줄 알았는데, 고작 1~2년만에 모두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청년 및 1인 소상공인들이 창업 1~2년만에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이들이 일정 기간 자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가 국세청의 폐업신고 사업자에 대한 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인천의 지난 2022년 폐업 사업자는 총 4만2천767곳, 2023년은 6만723곳(추정)에 이른다. 2년 동안 무려 10만곳의 소상공인이 문을 닫은 셈이다.

특히 인천에서 해마다 창업하는 7만여명의 소상공인 중 5년 생존율은 42.4%에 그친다. 소상공인 2명 중 1명은 최소한의 경영 안정화 시기인 5년도 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인천은 20대 청년 창업률은 72.1%이고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1인 사업체가 76.5%를 차지한다.

더욱이 최근 상가밀집지역 등에서 1곳의 상가가 폐업하면 해당 건물에서 폐업이 줄줄이 이어진다. 1곳의 폐업이 전체적인 침체로 이어지고, 이 때문에 또 다른 소상공인이 폐업하는 등의 악순환이다.

지역 안팎에선 소상공인 창업 후 경영 안정기인 최소 5년까지는 가게 홍보 및 경영 컨설팅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업기간이 오래될수록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 등이 증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소상공인 창업 1~3년 간 매출은 8천만~1억9천만원이지만, 5년이 넘어가면 2억6천~2억7천만원에 이른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소상공인의 폐업 증가는 일반 시민들의 소비가 침체되고, 경제가 불안정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 차원에서 지역별 사업체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소상공인들의 경영 안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폐업이 증가하는 것은 인천 뿐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소상공인들이 폐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경쟁력 강화, 경영 안정화 등의 정책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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