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장 돌파 무기는 ‘공동 판매’

허지윤 기자 2024. 11. 4. 18: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제약사들의 코프로모션(Co-promotion·공동 판매)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프로모션은 말 그대로 두 기업이 계약을 맺고 한 회사의 의약품을 같이 영업·판매하는 것이다.

새 의약품을 출시한 기업 입장에선 영업·판매 인프라 확보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제품의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장 침투 속도 높이는 전략
판매 수수료 수익, 실적에 기여
최근 국내 제약사 간에 공동 판매가 늘고 있다./Chat GPT, 달리(DALL-E)

국내 제약사들의 코프로모션(Co-promotion·공동 판매)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프로모션은 말 그대로 두 기업이 계약을 맺고 한 회사의 의약품을 같이 영업·판매하는 것이다.

4일 알테오젠의 자회사 알테오젠헬스케어와 파마리서치가 알루로니다제 제품 ‘테르가제’에 대한 국내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테르가제는 피부에 주입한 히알루론산을 필요에 따라 분해하거나 통증을 억제할 때 쓰는 효소 단백질 제재로, 성형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에서 주로 쓰인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 헬스케어는 종합병원 위주로 직접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파마리서치는 준종합병원과 그 외 거래처, 유통 등을 맡는다.

새 의약품을 출시한 기업 입장에선 영업·판매 인프라 확보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제품의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영업망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은 판권을 확보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판매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앞서 대웅제약은 셀트리온제약과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CT-P41′의 공동 판매 업무 협약을 맺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약을 셀트리온제약과 대웅제약이 전국 종합병원과 병·의원에 함께 판매하는 전략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의 강력한 영업·마케팅 역량과 셀트리온의 뛰어난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을 평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은 동아에스티와 지난 9월 공동 판매 계약을 맺고 위산분비억제제 P-CAB 신약 ‘자큐보정’의 국내 영업 마케팅에 나섰다. 두 회사가 손을 맞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공동판매 전략을 꾀하는 이유는 시장 침투와 실적 성장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시장 영업망을 확충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다른 기업이 영업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빌려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영업망을 이미 구축해 있는 기업으로선 판매 수수료를 거둬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프로모션 계약이 끝나면서 신규 파트너사와 예 파트너사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이런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캐이캡을 출시한 2019년 종근당과 영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때부터 소화기 치료제 시장에서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종근당이 국내 판매를 담당했다.

HK이노엔은 올해부터 영업 파트너를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변경했다. 보령은 HK이노엔의 케이캡을, HK이노엔은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 4종을 공동으로 영업·마케팅하는 형태다. 이로 인해 보령은 매출이 상승한 반면, 종근당은 후발 주자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손을 잡아 매출이 주춤했다

보령은 적극적인 코프로모션 파트너십으로 실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엔 빅씽크테라퓨틱스와 유방암 치료제 2종에 대한 상호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었다. 빅씽크의 ‘너링스(네라티닙)’와 보령의 ‘풀베트(풀베스트란트)’를 서로 함께 영업·마케팅하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예전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손을 잡았다. 한국MSD의 인간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HPV) 예방 백신 ‘가다실’이 대표적이다. 2016년까지는 SK케미칼,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GC녹십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HK이노엔이 가다실 공동 판매와 유통을 맡았다. 올해부터 광동제약이 새 파트너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프로모션 계약 구조에 따라 수익성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약 조건이 중요하다”며 “또 신약이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는 판매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새 파트너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의정 갈등 여파로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보다 1~2차 지역 의원·종합병원 대상 영업망을 확보하는 게 부각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