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임금 수억 가로챈 '똥떼기' 첫 적발

허위 근로계약서로 빼돌려

하도급 건설업체를 상대로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일당 일부를 빼돌려 수억 원을 가로챈 건설 현장 작업반장과 작업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일명 '똥떼기' 수법으로 업체를 속여 사업비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건설 현장 작업반장 A씨 등 2명과 범행에 가담한 작업자 89명, 범행을 방조한 현장소장 B씨 등 총 92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똥떼기는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업체 팀장들이 근로자 일당에서 일정 부분을 임의로 떼고 지급하거나 지급 후 다시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 현장에서 암암리에 종종 행해지는 수법으로 경찰이 공식적으로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범행은 경기도 평택의 한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뤄졌다. A씨 등은 공사에 참여한 하도급 업체 요청으로 작업자를 모집한 뒤 일당을 부풀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작업자가 일당을 받으면 일부를 떼 갔다. 일당 17만~20만원에 하도급 업체와 근로계약을 하고 작업자가 이 돈을 받으면 이 중 2만~10만원을 다시 받아가는 방식으로 똥떼기를 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201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676회에 걸쳐 3억8000만원을 챙겼다.

[울산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