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채 30조 빚 돌려막는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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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빚 돌려막기'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은 약화돼 대규모 차환 발행이 불가피해졌다"며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빚을 상환하고 남은 자금도 투자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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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투자엔 두달연속 '0' … "고금리에 재무안정 우선"
국내 상장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빚 돌려막기'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투자나 운영 자금으로 활용한 비중은 급감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상장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총 41조1665억원이다. 이 중 75.4%인 약 31조원이 기존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발행됐다. 차환용 회사채 발행 비중은 2021년 53.6%에서 2022년 60.6%, 2023년 70.5%로 매년 커지고 있다.
반면 시설 투자 목적으로 발행한 회사채 비중은 2022년 20.8%에서 2023년 10.5%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3분기까지 시설 투자용 회사채 발행 비중은 7%에 그쳤다. 지난 8월과 9월 시설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은 '0'이었다.
이는 경기 부진 등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미국 대선을 비롯한 국내외 정치·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성장동력에 투자하기보다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로 영업이익 20% 정도가 이자로 나가고 있다"며 "시설 투자나 신규 사업 투자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운영 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회사채 비중도 줄어들었다. 2021년 운영 자금용 회사채 발행 비중은 27.7%였지만 지난해 19%, 올해 3분기까지 17.6%로 축소됐다. 운영 자금은 원자재 구매나 영업활동 등에 사용되는데 경기 부진으로 사업 여건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은 약화돼 대규모 차환 발행이 불가피해졌다"며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빚을 상환하고 남은 자금도 투자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이 적극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세제·금융 지원과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에 따르면 11월 매출 600대 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1.8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23년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명지예 기자 /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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