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안보이는 미 대선…숨죽인 세계 금융시장

정남구 기자 2024. 11. 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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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지수가 1.83%(46.61) 오른 2588.97에, 코스닥지수가 3.43%(25.03) 오른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대선과 위험한 동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8년 전 선거 때와 달리)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거칠게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에는 이러한 흐름들이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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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달 27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4일 코스피지수가 1.83%(46.61) 오른 2588.97에, 코스닥지수가 3.43%(25.03) 오른 754.08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오름폭을 키웠다. 개장 때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투자자들의 관망으로 각각 0.26%, 0.20%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방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큰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국 금융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선정한 공화당 집권 수혜주는 10월 중 4.2% 올랐으나, 민주당 집권 수혜주는 4.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수혜주로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철강, 규제완화 덕을 보는 은행, 화석에너지 등을 꼽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10월에 조선주와 방위산업 관련주를 적극 사들였다.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연되고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퍼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9월말 연 3.787%에서 11월1일 4.363%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9월 말 1317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한때 1390원대로 올랐다(원화 약세). 일본 엔도 하락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43엔대에서 한때 153엔대까지 올랐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달러 강세는 주춤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8.5원 내려 오후 3시30분 1370.9원에 거래됐다.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 대선은 당선자 확정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불확실성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선거 결과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반대되게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할 때는 거친 되돌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시장 전망대로 트럼프가 당선해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재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대선과 위험한 동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8년 전 선거 때와 달리)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거칠게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에는 이러한 흐름들이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금리 상승, 달러 상승은 트럼프 집권 시 3~4년 차에 나타날 현상을 앞당겨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을 내놨다. 트럼프는 집권하더라도 초기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까닭에, “막상 트럼프가 당선하면 트럼프 트레이드는 재연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취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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