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폐업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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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저희 주말 장사 안 해요. 안 한 지 오래됐어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술을 한잔할 요량으로 한 곱창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려 했다.
심지어 대한민국 대표 자영업종인 편의점도 불 꺼진 곳이 태반이다.
고금리, 고물가,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돼 발생한 위기인 만큼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정책뿐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까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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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저희 주말 장사 안 해요. 안 한 지 오래됐어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술을 한잔할 요량으로 한 곱창집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려 했다. 그런데 사장님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곱창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주말에 문을 닫아야만 하는 어려운 현실이 전해지는 듯해서다.
높아진 인건비, 갈수록 뛰는 가게 월세, 달마다 불어나는 대출이자에 자영업자들의 주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게 이들 목소리다.
폐업을 신고한 개인·법인사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폐업자 수는 98만6487명으로, 국세청이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폐업 사유가 '사업 부진'인 비율도 48.9%에 달했다. 장사를 이어가는 자영업자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적은 월급을 주고 고용할 수 있었던 외국인 종업원 인건비마저 뛰고 있고, 손님도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바이러스라 명명할 만하다. 코로나보다 심한 '경기 침체'라는 바이러스는 전염 속도가 코로나보다 훨씬 빠르다. 순식간에 동네를 집어삼키고 수도권·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대표 자영업종인 편의점도 불 꺼진 곳이 태반이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이 기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수익 악화로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다. 위축된 내수경기로 인해 상가 공실 문제도 심각하다.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불어닥치는 불경기 바람에 다시 문을 닫는 상가가 늘고 공실까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는 불과 1년 만에 개발돼 공급됐다. 그렇다면 경기 침체 바이러스의 치료제는 개발될 수 있을까. 코로나보다 더 긴 세월 동안 자영업자를 괴롭혀온 팬데믹의 굴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자영업자의 생존권 자체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시기다. 고금리, 고물가,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돼 발생한 위기인 만큼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정책뿐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까지 고민해야 한다.
[이호준 벤처중기부 lee.hojo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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