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의 변신`…기술로 불황 이기는 `카카오의 단골거리`

김미경 2024. 11.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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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돕는 '프로젝트 단골' 추진
올해 상반기 인천 부평 등 8곳, 하반기도 7곳 추가 진행
강미소(오른쪽) 메리꽃방 사장님과 이호정 카카오 동반성장 담당자가 디지털전환 심화 맞춤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부평르네상스센터의 고현석(오른쪽) 센터장과 구현준 대리가 카카오 단골거리 프로젝트 감사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 단골거리 일러스트. 카카오 제공

# 메리꽃방의 카카오톡 채널

"원하는 꽃다발 스타일 사진 보내주시거나 받으시는 분 성별, 연령대, 선물목적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맞춰서 예쁘게 제작해드려요. 다양한 꽃다발 사진은 링크 블로그 참고해 주세요"

강미소(33) 메리꽃방 사장님의 하루는 꽃집의 문을 열고 카카오톡 채널에서 예약 주문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에 2015년 문을 열어 벌써 햇수로 10년차인 메리꽃방의 모든 주문은 카카오톡 채널에서 이뤄진다. 종종 꽃집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구매를 원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가급적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주문사항을 구체적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한다. 채널 단골도 벌써 1900명 가까이 된다.

"메리꽃방은 철저하게 '디지털 주문 후 생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주문내용을 제가 잘못 전달받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채널에 남기면 더 정확하게 요청을 확인할 수 있고, 시간도 철저히 지킬 수 있어서 좋아요"

강미소 사장님에게 카카오톡 채널은 단순히 꽃을 주문받는 용도만은 아니다. 단골들과 늘 꽃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졸업식이나 크리스마스, 밸렌타인데이 등이 있는 시즌에는 특별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쓰임새가 크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채팅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법도 배웠다. 골목 상점가에 자리한 작은 꽃집으로서는 쉽게 얻기 힘든 큰 기회다.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에는 메리꽃방처럼 카카오톡 쇼핑채널을 개설하고, 카카오맵에서 매장관리를 하고, 온라인 스토어를 열고, 카카오 라이브커머스로 단골들과 실시간 홈쇼핑 서비스까지 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상점이 85곳 있다. 3대째 가업을 물려받은 80년 전통의 중식당 복화루도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했고, 귀엽고 여성스럽고 가격까지 착한 의류매장인 아라옷가게는 활발히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면서 타지역 단골까지 확보했다. 제리 위버 베이글은 맛집으로 온라인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을 연 지 1년도 안돼 2층까지 확장했다.

이제 부평 문화의거리는 마냥 앉아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옛날의 골목상점가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소비자와 연결되는 '스마트'한 상점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고현석 부평상권르네상스센터장은 "상점가 상인들로부터 SNS 마케팅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카카오 맞춤교육에 80명이 넘는 상인들이 신청하는 것을 보고는 그동안 얼마나 목말라했는지 알게 됐다"며 "단순히 홍보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내실있는 우리 상점가만의 콘텐츠를 채워가는 것까지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골목 상권도 온라인·디지털 전환은 필수다. 상인들도 다 느끼고 있다"며 "원래 상권은 느리게 변하고, 상인들도 느리게 변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마케팅이 무엇인지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섣불리 온라인에 도전했다 실패하는 등 나쁜 경험을 가진 상인들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평 상점가의 이런 변화는 전통 상점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카카오의 '프로젝트 단골'이 있기에 가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함께 하고 있다.

프로젝트 단골은 카카오의 상생사업이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활용법을 1대 1 맞춤으로 교육하고, 홍보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도 지원한다. 궁극적으로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소비자와의 소통을 활성화하면서 지역 상권의 성장까지 추구한다.

카카오는 그동안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추진해왔던 '단골시장'을 올해부터 '단골거리'로 확대해 상점가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4월부터 시작한 단골거리는 인천 부평과 광주, 안동, 대전, 제주, 성남 등 전국 8개 주요 지역 상권 상점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500여명의 상인들이 맞춤교육을 받았고, 450여개 카카오톡 채널이 신규 개설됐다. 이들 채널에 가입한 단골 고객수는 5만명이 넘는다. 평균적으로 채널 당 1400명의 단골을 확보했다.

카카오는 일회성으로 교육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인 디지털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총 1억5000만원 상당의 톡채널 메시지 발송 지원금도 후원했다. 매장용 홍보용품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카카오맵 매장등록, 카카오톡 스토어 등 서비스 입점도 뒷받침했다. 단골거리 참여 소상공인 중 95% 이상이 카카오맵 매장관리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단골거리 1기가 호응을 얻으면서 서울 종로, 마포, 노원, 수원행궁 등 2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지원기간도 4주(1기)에서 8주(2주)로 늘렸다. 1기 상점가를 위한 맞춤형 심화 교육과 후속 지원 사업인 '다시 찾아가는 단골거리' 사업도 한창이다. 이호정 카카오 동반성장 매니저는 "상인들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신뢰를 보였다. 처음 교육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러 찾아갔을 때는 '정말 카카오 직원이 맞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면서 "교육이 종료되면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4.8점을 받았다. 상시적으로 채널에서 단골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선호하는 상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는 "단골거리 프로젝트는 온라인 마케팅에 취약한 소상공인을 위해 카카오톡 채널로 온라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디지털 성취감을 높이고, 지역상권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상생"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162개 전통시장 및 지역 상점가 상인회와 2128명의 상인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는 등 '프로젝트 단골'을 진행하고 있다. 총 2078개 카카오톡 채널을 신규 개설하고, 24만명의 단골 친구가 추가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대통령상인 '2023년 전통시장 활성 유공 표창'을 수상하며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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