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주 강행군 트럼프 "미셸은 문제아", 마틴 루터 킹 소환한 해리스

김희정 기자 2024. 11.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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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vs트럼프 마지막 일요일 유세…트럼프 젊은 남성 공략 막말,
미시간 흑인교회 찾은 해리스는 가자전쟁 언급하며 아랍계 다독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즈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년간 미국 노동자에게 경제적 지옥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두 후보는 각각 '남'과 '여'를 타깃으로 정반대의 유세 캠페인에 불을 당겼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격전지 미시간에서 여성 유명 지원자들이 준비한 행사에 참여하고 흑인교회를 찾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부 격전지 3개주 집회에 참여해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다.

유세 장소가 어디든 트럼프는 청년 남성 표심을 얻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해리스는 여성 유권자, 특히 온건파와 무소속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는 데 정치적 미래를 베팅했다. 두 후보 간 극명한 성별 차이가 있는 만큼 남녀그룹 어느 쪽에서건 몇 %포인트만 더 끌어올려도 판세가 뒤집어질 수 있다. NBC뉴스의 마지막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남성에서 18%포인트, 해리스는 여성에서 16%포인트 앞선다.
이대남 조준하는 트럼프 "미셸 오바마는 문제아…우리와 재미 볼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킨스턴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도착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오후 늦게 조지아까지 3개 주에서 한꺼번에 선거 유세를 강행했다. 3곳 모두 초반엔 트럼프가 소폭 우세했으나,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의 경우 해리스 지지율이 올라오고 있는 지역이다. 트럼프는 조지아에서 "미국을 더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수놓인 검은 모자를 쓴 채 반이민 정서를 토대로 남성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마을을 점령하고 경제를 파괴한다"며 "불법이민자를 대량 추방하고 법 집행관을 죽인 이민자를 사형에 처하겠다"고 반복하며, 1일 발표된 일자리 보고서를 "1929년 대공황 수준의 수치"라고 조 바이든 정부를 비난했다. 부실한 일자리 수치가 이민 탓이라며 젊은 남성의 일자리가 부족한 이유를 이민자에게 돌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헤리케인과 보잉 파업 여파로 분석한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큰 문제아"라며 "미셸과 약간의 재미를 볼 것 같다(I think we're gonna start having a little fun with Michelle)"고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암살자가 집회에서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언론인을 쏴야 해도 상관없다"며 "2020년 선거에서 지고 나서 대통령 자리를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대선 불복을 끝까지 고수했어야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레스토랑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남성층을 공략한 트럼프의 선거 유세는 해리스가 여성 유권자층에서 얻는 이점을 상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이 같은 남성적 수사와 저속한 발언이 여성 유권자를 더 소외시켜 그 격차가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젊은 남성층의 경우 다르 인구통계 집단보다 투표율이 낮다. 인구조사국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 18~24세는 투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연령대로 절반만 그 해에 투표했고, 투표한 남성이 여성보다 적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인용한 해리스, 아랍계 민심 다독여
같은 날 해리스는 미셸 오바마와 그레첸 휘트 머 미시간 주지사 등 유명 여성 지원자들과 함께 격전지 중 한 곳인 미시간 전역에서 흑인과 여성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마지막 주말 해리스는 트럼프처럼 다수의 유권자에 눈도장을 찍기보다는 디트로이트 흑인교회와 식당, 폰티악의 이발소 등 지역 주민들의 일상 현장을 찾아 느린 템포의 스킨십에 집중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폰티악에 있는 이발소를 찾아 주민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해리스는 디트로이트 흑인 교회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교구민들에게 국가가 "정의를 향해 역사의 호를 구부릴 준비가 됐다(ready to bend the arc of history toward justice)"고 말하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씀을 인용했다. 이어 "신은 우리를 위한 계획이 있다. 우리 자녀와 손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가"하고 반문했다.

가자전쟁 이후 민주당에 돌아선 아랍 민심을 끌어안는 데도 공을 들였다. 해리스는 아랍계 미국인이 많은 이스트랜싱의 저녁 집회에서 가자 전쟁의 참담함을 인정하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가자지구 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내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흑인 사업체 2곳을 찾고 미시간 주립대에서 연설을 마쳤다.

대선 전날인 4일 두 후보는 모두 선거인단 수가 19명으로 가장 많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로 향한다. 필라델피아는 사실상 2024년 대선의 성패를 가르는 주다. 해리스는 필라델피아에서 유세와 함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이 함께 하는 콘서트를 연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행사에 참석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 (현지시간) 뉴욕 N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방송에 배우 마야 루돌프와 깜짝 출연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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