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주 강행군 트럼프 "미셸은 문제아", 마틴 루터 킹 소환한 해리스
미시간 흑인교회 찾은 해리스는 가자전쟁 언급하며 아랍계 다독여
미국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두 후보는 각각 '남'과 '여'를 타깃으로 정반대의 유세 캠페인에 불을 당겼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격전지 미시간에서 여성 유명 지원자들이 준비한 행사에 참여하고 흑인교회를 찾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부 격전지 3개주 집회에 참여해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다.
그는 "이민자들이 마을을 점령하고 경제를 파괴한다"며 "불법이민자를 대량 추방하고 법 집행관을 죽인 이민자를 사형에 처하겠다"고 반복하며, 1일 발표된 일자리 보고서를 "1929년 대공황 수준의 수치"라고 조 바이든 정부를 비난했다. 부실한 일자리 수치가 이민 탓이라며 젊은 남성의 일자리가 부족한 이유를 이민자에게 돌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헤리케인과 보잉 파업 여파로 분석한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을 "큰 문제아"라며 "미셸과 약간의 재미를 볼 것 같다(I think we're gonna start having a little fun with Michelle)"고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암살자가 집회에서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언론인을 쏴야 해도 상관없다"며 "2020년 선거에서 지고 나서 대통령 자리를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대선 불복을 끝까지 고수했어야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해리스는 디트로이트 흑인 교회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교구민들에게 국가가 "정의를 향해 역사의 호를 구부릴 준비가 됐다(ready to bend the arc of history toward justice)"고 말하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씀을 인용했다. 이어 "신은 우리를 위한 계획이 있다. 우리 자녀와 손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가"하고 반문했다.
가자전쟁 이후 민주당에 돌아선 아랍 민심을 끌어안는 데도 공을 들였다. 해리스는 아랍계 미국인이 많은 이스트랜싱의 저녁 집회에서 가자 전쟁의 참담함을 인정하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가자지구 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내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흑인 사업체 2곳을 찾고 미시간 주립대에서 연설을 마쳤다.
대선 전날인 4일 두 후보는 모두 선거인단 수가 19명으로 가장 많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로 향한다. 필라델피아는 사실상 2024년 대선의 성패를 가르는 주다. 해리스는 필라델피아에서 유세와 함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이 함께 하는 콘서트를 연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행사에 참석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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