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韓 노벨과학상?…"예측 가능한 기초과학 생태계 만들어야"

박건희 기자 2024. 11.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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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모로 볼때 빠르면 5년, 길게는 10년 이내 한국에서 노벨과학상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속성으로 보면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를 주제로 열린 '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연구 포럼'에서 발표자로 선 조윌렴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이처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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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연구 포럼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를 주제로 열린 '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연구 포럼'에서 발표자로 선 조윌렴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사진=박건희 기자


"경제 규모로 볼때 빠르면 5년, 길게는 10년 이내 한국에서 노벨과학상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속성으로 보면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를 주제로 열린 '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연구 포럼'에서 발표자로 선 조윌렴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이처럼 지적했다. 기초과학학회협의체는 대한수학회, 한국물리학회, 대한화학회 등 국내 기초과학을 대표하는 학회 연합체다.

조 교수는 전 세계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국가별 현황과 각 국가의 2024년 1인당 명목 GDP(국내총생산)를 비교하며 "경제 규모로 보면 한국에서도 노벨과학상이 배출될 때"라고 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1인당 명목 GDP 35위권 내 국가 중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등 18개 국가다. 소위 '경제 강국'으로 불리는 국가 중 절반 이상이 노벨과학상을 보유한 셈이다.

노벨과학상은 물리·화학 기초과학 분야 연구 중에서도 사회적 파급력이 크며, 다양한 후속 연구의 기반이 된 원천적 연구에 주어지는 경향이 있다. 조 교수는 "노벨과학상이 과학 연구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지만 그 국가가 얼마나 잘살고 있고, 과학이 그 삶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 세계 1인당 명목 GDP 35위권 국가(IMF 추정치) 중 34위를 차지한 일본은 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노벨생리학상 등 총 24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올해 일본보다 3단계 위인 31위를 차지했으나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0명이다.

조 교수는 "일본은 100년 이상의 기초과학 연구 역사를 갖고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연구 역사가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GDP 규모와 GDP 대비 R&D 투자율은 높지만, R&D 투자에 대한 역사적 총량을 따지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중에서도 기초과학 연구에 투자한 총량만을 따진다면 순위는 더 멀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초연구 투자에 대한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 R&D의 기초연구비를 삭감하더니 뒤늦게 조치를 취해 기초연구 액수를 조금 늘리곤, 숫자만 가리키며 삭감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서 "국내 기초과학계는 국내 전체 연구자 수와 집단 연구 규모를 고려할 때 1만 5000개 수준의 연구 과제 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유지해 왔는데, 이번에 과제 수가 대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옥상 부산대 화학과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5학년도 R&D 예산안에 따른 과제 수는 1만 600여개다. 그는 "과제 수를 줄이는 건 상자 안에 생쥐를 가둬놓고 증식시키면서 상자의 크기는 키우지 않아 생태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내년 R&D 예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별로 행복하지 않다"며 "연구시스템이 무너지고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결국 연구자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기초과학 투자의 방향성은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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