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방탄유리와 조끼, 드론…삼엄 경비속 미 대선 투표
네바다주와 워싱턴주 등은 필요시 국가방위군도 동원 계획
2020년 트럼프의 선거 불복 ‘1·6 의사당 점거’ 사태 등이 계기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올해 미국 대선 투표소 등에서의 폭력 사태 예방과 억제를 위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질 전망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투표 과정에서 유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드론, 저격수, 휴대용 비상벨(패닉 버튼) 등이 동원되는 등 고도의 보안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철조망, 드론 필요시 저격병과 국가방위군까지도 동원 계획
네바다주와 워싱턴주 등 최소 두 주는 폭동 발생 시 국가방위군을 동원하기로 했다.
애리조나주의 국무장관은 공격을 받을 때는 방탄 조끼를 착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보안 강화는 도널드 트럼프가 2020년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듬해 1월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를 선동한 ‘1·6 의사당 폭동’ 사태가 큰 계기가 됐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도 자신이 패배하면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준비의 대표적 사례는 애리조나 유권자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마리코파 카운티라고 WP는 전했다.
피닉스 도심에 있는 투표 집계 건물은 요새처럼 철조망으로 감싸고 감시카메라도 설치됐다.
마리코파는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선거 이후 투표 집계를 중단하려는 시도의 중심이었다.
수백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투표지가 아직 집계되고 있는 동안 카운티 집계 센터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마리코파 카운티 보안관 러스 스키너는 올해는 선거 기간 내내 200명에 달하는 부서 인력의 휴가도 중단한 채 투표소와 야외 투표함을 지키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옥상에 저격수도 배치할 계획이다.
2020년 선거때는 직원이 50명이 넘지 않은 것에 비하면 4배 이상이다.
다른 주의 수백 개 선거 사무실은 방탄 유리, 강철 문, 감시 장비가 보강됐다.
일부 카운티에서는 각 투표소의 책임자가 착용할 수 있도록 끈에 비상 버튼을 배포했다.
다른 카운티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우편으로 의심스러운 분말이 도착할 경우를 대비해 오염 방지복과 해독제도 준비했다.
기존에도 단발성 사태 벌어져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는 투표함에 불이 붙어 불에 탄 투표지의 유권자들에게 다시 연락해 투표하도록 했다.
샌안토니오에서의 한 투표소에서는 규정에 따라 투표소내에서 MAGA캡을 벗으라고 유권자에게 요구했다가 얼굴을 주먹으로 맞았다.
지난달 말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웨이크 카운티에는 무거운 소포가 한 박스 배달돼 긴장했으나 쿠키 한 상자와 감사 편지가 들어있었다.
러시아의 '가짜 뉴스'로 인한 혼란 조장 의혹
사이버 보안 및 인프라 보안기관(CISA)에 따르면, 러시아는 소셜 미디어에 유포된 수많은 가짜 영상의 배후에 있다.
이런 영상중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의 선거 관리원이 투표용지를 없애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다른 영상은 아이티 출신의 비시민권자가 조지아에서 투표등록을 하고 투표했다고 주장한다.
CISA 책임자 젠 이스터리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미국인들을 서로 적대시하게 하는 등의 활동은 의회가 선거 결과를 인증하는 내년 1월 6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주의 감시자들은 명확한 승자가 없는 투표 집계 과정이 길어질수록 급진화된 트럼프 지지자들이 불안이나 폭력으로 반응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2020년에는 선거 5일 후까지 바이든의 승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트럼프가 자신이 이겼다고 거짓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흑인 인구가 많고 경찰과 갈등이 잦은 지역 사회에서는 균형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워싱턴 피어스 카운티에서 선거를 담당하는 린다 파머는 “현장에 무장 경비원을 배치하는 것은 뉴노멀이 됐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는 투표소에서 발생하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관 특별 훈련도 했다.
일부 투표소는 장난 전화로 인한 투표 중단에도 대비
12월 17일은 선출된 각 주의 선거인단이 모여 투표하는 날이다. 각 주 선거 결과와 달리 패배한 주에서도 자신들이 승리했다며 선거인단이 투표를 시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2020년 트럼프 선거 캠프는 조지아주 등에서 선거인단을 모아 자신이 이겼다고 거짓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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