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찍은 금투세, 증시 탄력받나...상법개정 더해지면 효과 두배

최성준 2024. 11. 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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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4일 금투세 폐지 입장 발표
연말 수급 이탈 우려 해소에 코스닥 3.43% 급등
상법개정도 강조…증권가 "강력 모멘텀으로 작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금투세 관련 논란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온 정부·여당에 이어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유예 또는 개선이 아닌 폐지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연내 금투세 폐지 관련 법안 개정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이에 세금 우려로 소극적이었던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국내 증시도 급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금투세 폐지로 인해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투세 폐지에 이어 상법 개정까지 이뤄져야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추진중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맞물려 국내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배로 늘어날 것이라 분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입장이 전해진 4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83% 상승 마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에 따르면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주식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간 계획대로 금투세를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증시 부진과 맞물려 당내에서 '유예' 또는 '개선'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다 이날 회의에서 당 대표의 발언을 통해 금투세 폐지 입장이 나오면서 그동안의 갑론을박에 마침표를 찍었다. ▷관련기사:금투세 유예냐 시행이냐...키 쥔 민주당 갑론을박(9월24일)

이재명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고려하면 자본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국내 증시의 상황과 1500만 주식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발언으로 금투세 폐지과 관련 여야간 합의가 사실상 이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바로 상승세를 보였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3% 상승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3.43% 급등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금투세 시행에 따른 연말 수급 이탈 우려를 해소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금투세 폐지의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수 있고 특히 코스닥 시장 수급이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수급이 급격하게 이탈할 우려가 적어진 만큼 향후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코스피 대비 개선될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알맹이 쏙 빼먹는다"…상법 개정도 요구한 민주당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상법 개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주가조작 만연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 △경제산업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4가지를 짚었다. 특히 국내 증시의 장기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 문제를 중점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리 증시는 교과서에서 말하는 '우량주 장기 투자'도 매우 어렵다"라며 "우량주라고 믿고 장기 투자를 했더니 대주주들이 지배권을 남용해 물적분할이니 전환사채니 알맹이를 쏙 다 빼먹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이러한 문제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에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앞으로 상법 개정을 포함하는 증시 선진화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을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며 "주주권 강화 같은 주식시장 선진화에 나서지 않고 방치하면서 시장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과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라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말씀드렸던 알맹이 빼먹기, 이것을 허용하는 상법 주주충실의무 조항 개정부터 개선책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폐지와 함께 상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증시에 강력한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개정하는 상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환 연구원은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근거가 상법 개정 등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먼저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민주당 주도의 상법 개정 드라이브가 예상되는데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테마가 상법 개정이라는 추가적인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주주 친화라는 큰 틀에서 상법이 바뀐다면 금투세 폐지와 동반돼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이사회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하는지 등 상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민주당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한 이후 판단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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