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차등 수수료안’ 수용…배달앱·입점업체 ‘막판’ 10차 회의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에서 이정희 협의체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앱-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4일 중개 수수료율 인하를 두고 ‘벼랑 끝 회의’에 들어갔다. 쿠팡이츠가 차등 수수료안을 수용할 뜻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현행 9.8%인 최대 수수료율 인하 여부가 마지막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차등 수수료안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유성훈 쿠팡이츠서비스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쿠팡은 차등수수료를 도입해 중소 영세 상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쿠팡이츠를 제외한 상생협의체 주체(외부 공익위원들·우아한형제·입점업체 단체 등)들은 매출액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다만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입점업체 단체들이 최고 수수료율로 각각 9.8%와 5%를 고집하며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은 지난 9차 회의에서 7.8%나 8.8%의 최고 수수료율로 중재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차등 수수료안이 아닌 수수료율 인하와 배달비 부담을 입점업체와 주고받는 독자안을 제시해왔다. 수수료율을 현행 9.8%에서 일괄적으로 5%로 내리되, 쿠팡이츠가 부담해온 배달비 일부를 입점업체가 내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입접업체들은 기존에 이미 부담해왔던 2900원의 배달비 외에 쿠팡이츠가 프로모션 차원에서 내왔던 주문당 1000∼2000원가량의 배달비도 부담해야 한다. 지난 9차 회의에서 입점업체 단체뿐만 아니라 일부 공익위원들도 배달비를 쿠팡이츠나 소비자가 아닌 입점업체가 모두 내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쿠팡이츠 역시 ‘차등 수수료안’을 수용할 뜻을 밝히면서, 10차 회의 논의는 현행 9.8%의 최대 수수료율을 얼마나 인하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만약 오늘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양쪽의 의견과 입장을 고려한 공익위원 중재안을 다음 회의 때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막판 진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배달앱 업체들이 사용한 ‘무료배달’이라는 표현이 위법은 아닌지 검토에 들어갔다. 배달 플랫폼이 무료배달 비용을 입점업체가 부담하게 했다면 ‘부당하게 가격을 떠넘긴 행위’(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입점업체들이 배달비 부담으로 음식 가격을 올렸다면 실질적으로 무료 배달비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므로 ‘소비자의 오인을 유도한 행위’(표시광고법 위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9월부터 배달앱 3사의 최혜대우 요구 등 불공정 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