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트럼프’ 예측 못했던 여론조사, 이번엔 ‘히든 해리스’ 포착할까?
‘샤이 트럼프’ 찾다 ‘히든 해리스’ 놓칠 수도
“비판 피하려 ‘접전’ 예측으로 쏠리기도”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두고 여론조사 기관은 줄줄이 엇갈린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별, 날짜별로 ‘오차범위 내 우위’ 후보자가 달라지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2016·2020년 대선 당시 실제 투표 결과와 상당한 오차를 보였던 여론조사가 이번엔 얼마나 정확하게 들어맞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과소평가했다. 2020년엔 여론조사보다 훨씬 적은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했고, 2016년 여론조사에선 대부분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2016년 대선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의 평균 차이는 3.9%포인트로 지난 30년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고안했으나, 이번 대선에선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을 과소평가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지지에 있어서 여론조사가 틀릴 수 있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여론조사 기관이 트럼프 지지층을 포착한 데 시간이 걸린 것처럼, 해리스 지지층을 포착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 번째 대선 후보로 출마한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등판한 지 100일밖에 되지 않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온전히 포착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 기관들은 숨겨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을 찾기 위해 과거 투표 경력을 묻고 이를 토대로 답변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많이 적용하는데, 이번 대선에서 선택을 바꾼 ‘히든 해리스(숨겨진 해리스 지지자)’ 같은 경우는 과소평가할 우려가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한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지지자가 숨겨진 해리스 지지자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민주당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초 실시한 조사에서 대선 경선 때 헤일리를 지지한 이들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은 2016년 66%, 2020년 59%였다. 올해는 4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13%에서 올해 해리스 부통령 36%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폴리티코는 “만약 여론조사에서 누락된 ‘히든 해리스’ 유권자가 펜실베이니아나 미시간 등 경합주에 거주한다면 여론조사는 2016년과 2020년만큼 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막상 선거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 여론조사 기관들이 예상한 것만큼 박빙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 전문업체 포컬데이터는 이번 대선에서 미국 여론조사 기관들이 잘못된 결과를 내놓았다는 비판을 피하고자 ‘50대 50’ 예측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카나가수리암 포컬데이터 최고조사책임자(CRO)는 “여론조사 기관들 사이에 떼 지어 몰려다니는 현상이 나타나는 증거가 있다. 이는 세 차례 대선 연속으로 트럼프(지지세)를 과소평가하는 것을 우려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 결과 현재 여론조사는 ‘접전’ 양상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신뢰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컬데이터는 지난 한 달간 미국 유권자 3만1000명을 대상으로 ‘다중레벨 회귀분석 및 사후 계층화’(MRP) 기법을 사용해 설문·분석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MRP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수집한 대규모 표본을 토대로 나이,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자료를 사용해 예상 투표 결과를 도출하는 통계 모델이다. 이 기법은 현재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보다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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