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400원 안착 VS 해리스 1350원 급락…美대선 환율 영향은
트럼프 ‘강달러’, 해리스 ‘약달러’ 전망
‘레드 스윕’시 단기 1400원 안착 가능
당선 확정 지연 등 변수…연말 환율 하향 안정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접전 양상을 띄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시 달러화 강세, 해리스 당선 시 달러화 약세를 전망하며 원·달러 환율 ‘1400원 재돌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선반영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에 베팅), 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는 ‘레드 스윕’, 당선 확정 지연 등 변수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엎치락뒤치락 미국 대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포인트)에서 우세를 보였다. 애리조나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48%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로 승패를 예단할 수 없다.
해리스가 약진하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며 4일 장중 환율은 136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10월에는 트럼프가 우세해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나가며 환율은 139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대선 판세에 따라 최근 환율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교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 재심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오래 유지될수록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해리스 당선 시 금융시장이 안도할 수 있는 부문은 국채 금리 안정과 정책의 연속성이다.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트럼프 트레이드로 급등했던 국채 금리의 되돌림이 예상된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각종 정책이 폐기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음도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며 환율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되면 일시적으로 환율은 1400원까지 뚫을 수 있다고 본다”며 “해리스가 될 경우에는 트럼프 트레이딩을 선반영했던 만큼 환율은 1350원까지 빠르게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백악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약해져 트럼프의 정책 추진에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면 무역, 세금 분야에서 급격하게 정책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것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레드 스윕 시에는 환율이 한 단계 더 레벨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은 일시적으로 14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된다면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단순히 트럼프 당선 시에는 환율 1390원이 상단이라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될 경우엔 1400원까지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미 대선은 당선 확정까지 수일 걸리는 만큼, 그 기간 동안은 뉴스에 의존하며 환율은 변동성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는 데 나흘이 걸리기도 했다. 아울러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도 트럼프의 불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거가 끝난 즉시 대선 불안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 대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11월 이벤트가 종료된 후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11월 말부터 환율은 점차 내려오는 방향일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도 기다리고 있고, 환율 하단이 다를 순 있지만 누가 되든 간에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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