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방송중 ‘아이폰 셀카’는 간접광고”…SBS 법정 제재

4일 전체회의서 3인 전원일치 의결
MBC ‘뉴스데스크’ 2건은 ‘의결보류’

걸그룹 뉴진스가 지난해 7월30일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 무대 중 아이폰을 꺼내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에스비에스 유튜브 갈무리

방송에서 아이폰을 꺼내 든 걸그룹 뉴진스의 무대 연출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서 간접광고 규정 위반으로 중징계 대상이 됐다.

방심위는 4일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7월30일 방영된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46조(광고효과)를 적용해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뉴진스의 무대였다. 뉴진스는 이날 ‘ETA’라는 노래를 소화하며 곡 말미에 멤버들이 아이폰을 꺼내 서로를 촬영하고 시점을 전환해 촬영 장면을 교차로 보여주는 방식의 무대를 연출했다. 당시 뉴진스는 애플과 협업해 ‘ETA’ 뮤직비디오를 새 모델인 아이폰14프로로 촬영했고 이 뮤직비디오가 아이폰14프로 광고 영상으로도 쓰였기 때문에, ‘인기가요 무대 연출은 간접광고’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박성훈 에스비에스 예능시피(CP)는 “결과적으로 광고나 다름없는 모습을 송출한 것은 저희 과실이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통 가수 퍼포먼스는 소속사가 작품으로서 만들어 오면 최대한 존중해서 개입하지 않는다. 당시 뉴진스 쪽에서 뮤직비디오 컨셉을 활용하는 연출을 하겠다고 해서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였는데, 뮤비가 광고로 송출되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방심위 사무처는 당시 에스비에스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과 별도로 간접광고 계약을 맺진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방송자문특별위원회에서는 ‘문제없음’ 7인, ‘규정 위반’ 1인 의견을 냈으나 방심위는 3인 전원일치로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인기가요 방송 뒤에 이어서 똑같은 멤버, 노래, 안무, 연출의 광고가 나오는데 이것(무대 영상)을 광고라고 오인하지 않을 시청자가 있겠나”라며 법정제재 의견을 냈다.

걸그룹 뉴진스가 지난해 7월30일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 무대 중 아이폰을 꺼내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에스비에스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1일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보도.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이어 방심위는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두 안건을 심의해 의결을 보류하고 방송자문특위 의견을 듣기로 했다. 각 안건은 문화방송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방심위 징계가 행정법원에서 효력이 정지됐다는 내용의 지난 9월27일 보도, 시가행진 등 국군의날 행사를 가리켜 ‘군사정권 시절 잔재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한 지난달 1일 보도 등이다.

김정수 위원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를 가리켜 “(문화방송이) 최초 보도였다는 점, (‘미국’이라고) 자막을 넣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140개 언론사가 똑같이 보도했는데 엠비시만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한 것은 왜곡의 정도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국군의날 보도에 대해 “비판적 의견도 있겠지만 양쪽 의견을 균형 있게 전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책무”라며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문화방송 안건은 모두 신속심의 부의안건으로, 이는 위원장이나 위원 3인 이상이 판단하여 특정 안건을 먼저 심의하도록 하는 제도다. 방심위는 지난해 류 위원장 부임 이후 신속심의 절차를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하면서 ‘표적심의’ 논란을 불렀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