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ETF’ 첫날… 1등 삼성액티브, 꼴등 트러스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 첫날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하면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기초 지수를 거의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 재량이 큰 액티브 ETF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선전했으나, 트러스톤자산운용의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며 저조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1006.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2.62%(25.67포인트) 상승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83%(46.61포인트), 3.43%(25.03포인트) 뛰면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기준값인 1000선을 웃돌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했고,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하락하며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는 등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9종 모두 상장 첫날 오름세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기초 지수를 90% 이상 따라가는 액티브 ETF 특성상 상승률 차이가 0.1%포인트 안팎으로 크지 않았지만, KB자산운용의 RISE 코리아밸류업의 상승률이 2.71%(260원)로 가장 높았다. 분배금을 현금으로 나눠주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방식인 SOL 코리아밸류업TR도 2.71%(260원)의 상승률을 보였다.
패시브 ETF는 동일한 기초 지수를 따르는 만큼 거래량·거래대금을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밸류업이 거래량 817만주(801억원)로 1위였다. ETF를 처음 설정할 때 원본 금액을 의미하는 신탁원본액이 2040억원으로 가장 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탁원본액 1130억원으로 두 번째로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은 거래량 358만주(350억원)으로 2위였다.
기초 지수의 70%만 쫓아가면 되는 액티브 ETF는 구성 종목 비중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이날 2.73%(265원) 오르면서 패시브 ETF 상승률을 웃돌았다.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의 가장 큰 특징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를 담지 않은 점이다. 삼성전자의 이날 주가 상승률은 0.69%(400원)에 그쳤다.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대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리노공업, 클래시스 등 코스닥시장 종목의 비중을 늘렸다. 이날 코스피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만큼,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가 상대적으로 높은 ETF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이날 2.5%(240원) 올랐다.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줄였다. 이 부분을 신한지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양식품 등을 더 담아 채웠는데, 이들 종목의 이날 주가 방향이 엇갈리면서 패시브 ETF 대비 추가 상승률을 내지는 못했다.
가장 부진했던 것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의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였다. 이날 1.33%(130원) 오르는 데 그쳤다.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기초 자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줄이고 대신 현대차2우B와 KB금융을 5% 넘게 더 담았다.
그러나 이날 현대차2우B는 주가 상승률이 0.67%(1100원)로 소폭 올랐고, KB금융은 1.2%(1100원) 하락 마감하면서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 ETF 상승률을 깎아 먹었다.
첫날 성적표만으로는 투자 성과를 예단할 수 없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성상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등 장기적 과제가 중요해서다. 시장에선 투자 자금이 꾸준히 모일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주가에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현지 밸류업 ETF 상장 이후엔 자금이 의외로 강하게 유입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자금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연말 지수 리밸런싱을 열어둔 만큼 앞으로 변화 여부도 지켜볼 지점이다.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이 거론된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최근 자사주 공개매수 후 대규모 유상증자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편출 가능성이 생겼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유동주식 수 대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비중이 커, 다른 글로벌 지수보다 유동성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지수에서 편출하거나 최소한의 비중 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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