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대표단 “한미약품 독립경영 반대”...박재현 대표 “오너 눈치보는 부적절한 처신”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11.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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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이 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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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겨냥
한미그룹 사내망에 공동성명 게재
한미약품은 즉각 성명 발표하며 반박
“오너 독재경영 폐해 드러낸 것” 비판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사실상 형제 측 입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한미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약품 측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일부 계열사 대표의 성명 발표에 대해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4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제이브이엠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 부문 박준석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는 이날 한미그룹 사내망에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며 “독립경영은 혼란을 가중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주주 가족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중단하라”며 “일부 주주 및 외부 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거부한다”고 적었다.

특히 이들은 “아무 기여가 없었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경영권 분쟁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해 ‘키 맨(key man)’으로 떠오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이 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며 인사팀, 법무팀 신설 등 조직 개편 등을 단행한 바 있다.

한미약품도 박재현 대표 명의의 공식 입장문으로 맞불을 놨다. 박 대표는 입장문에서 “무엇보다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지난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된 것을 보며 독단적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박 부사장과 장 대표는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으며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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