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 회장님의 시그니처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의 밤이 붉게 타올랐다

양형모 기자 2024. 11. 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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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밤이 붉게 타올랐다.

'재즈 여왕' 웅산의 연말 시그니처 콘서트.

웅산은 현재 한국재즈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자신의 시그니처 공연에서조차 웅산은 재즈 알리기를 위해 간절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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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창하고 있는 웅산 (사진촬영 = 다영 작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밤이 붉게 타올랐다. ‘재즈 여왕’ 웅산의 연말 시그니처 콘서트. ‘All That Jazz, 웅산 with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알고도 속는’ 사람들처럼 이날의 관객들은 웅산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표현,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에 ‘알면서도 또’ 매료당해 버렸다. 아는 맛이 이렇게 무섭다. 그의 목소리는 객석 구석구석까지 단풍잎처럼 떨어져 관객들의 마음을 빨갛게, 촉촉하게 적셨다.

웅산의 시그니처 콘서트답게 웅장한 스케일이 펼쳐졌다. 특히 지휘자 박상현이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웅산의 깊이 있는 보컬과 어우러져 걸쭉한 감동을 끌어올렸다. 
웅산이 베이스와 함께 스캣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촬영 = 다영 작가) 
‘꿈이로다’로 문을 연 콘서트는 ’I who have nothing‘, ’I will wait for you‘로 이어지며 무대의 온도를 빠르게 높여갔다. 곡마다 웅산이 불어넣은 생명력이 꿈틀댔다. 사랑, 이별, 절망, 그리고 다시 희망. 웅산의 드라마가 무대에 굽이쳤다.

밴드와 오케스트라가 한 무대에 오를 때는 묘한 이질감이 있다. 그 이질감이 만들어내는 까끌까끌한 시너지는 라이브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유니크한 ‘맛’이다. 클래식의 정갈함과 재즈의 자유분방함이 충돌하다가도 팔짱을 끼고 서로의 등을 두드린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지로 요시다는 베테랑답게 자신의 기타를 웅산의 무대에 자연스럽게 녹여 스며들게 했다. 어쿠스틱과 일렉기타를 번갈아 연주했는데, 그의 일렉기타는 1980~90년대 일본 퓨전밴드를 떠올리게 하는 투명하고 맑은, 도시적인 음색을 들려주었다. 옛 추억을 소환하는 반가운 연주. 그의 자작곡 ‘Bear walk’는 아주 멋진 곡이었다.

연주 사이에 마이크를 잡고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웅산 (사진촬영 = 다영 작가)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은 이날 소프라노 색소폰을 들고나와 특유의 ‘난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노련한 이정식은 주로 선두로 뛰쳐나가는 연주자지만, 뒤로 물러설 때의 타이밍은 정확히 알고 있다. 특히 ‘Sparkling wine’에서 웅산과의 협연은 두 사람의 오랜 인연과 음악적 교감을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두 사람의 조곤조곤한 대화는 관객마저 잊은 듯 보였다.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한 웅산 특유의 읊조림은 ‘A song for you’에서 감미로운 빛을 발했다. 당뇨병 환자 경계곡.

웅산과 지휘자 박상현이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진촬영 = 다영 작가) 
웅산은 현재 한국재즈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재즈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그가 얼마나 힘을 기울여 오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자신의 시그니처 공연에서조차 웅산은 재즈 알리기를 위해 간절한 목소리를 냈다. 프로그램에 꾹꾹 눌러 담은 17곡의 레퍼토리에서도, 2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그가 재즈의 멋과 맛, 색깔을 전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가 쉽게 읽혔다.

웅산은 재즈에 진심인 사람이다. 단 한 번도 재즈에, 음악에,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던 사람. 이날의 웅산은 정말, 펄펄 김을 뿜어내는 압력밥솥 같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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