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육 양립 힘껏 도운 헝가리 … 출산율·경제 모두 살아나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11. 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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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는 한국에 영감을 주는(inspiring) 예시다."

노바크 커털린 전 헝가리 대통령은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뒤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헝가리 모델'이 한국 저출생 정책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에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정적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노바크 전 대통령은 헝가리에선 과감한 정책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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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크 커털린 前헝가리 대통령
저출생 극복 많은 비용 들지만
젊은세대 소멸이 더 큰 손해
韓, 가족정책에 파격지원 필요

◆ 세계지식포럼 ◆

"헝가리는 한국에 영감을 주는(inspiring) 예시다."

노바크 커털린 전 헝가리 대통령은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뒤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헝가리 모델'이 한국 저출생 정책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저출산국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과감한 결혼 장려와 출산 장려 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크게 상승시킨 바 있다.

노바크 전 대통령은 "세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금을 전액 탕감해주고, 두 자녀 이상 출산하면 단계적 주택담보대출 감면과 보육시설 확장 등 혜택이 주어지는 '가족 보호 행동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에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정적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노바크 전 대통령은 헝가리에선 과감한 정책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율이 올라가는 동안 여성의 취업률은 18% 이상 높아졌으며, 경제도 호황을 맞았다"면서 "여성들이 일과 양육을 함께할 수 있게 도운 것이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임신한다고 해고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과감한 저출생 정책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는 게 사실이지만, 육아에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굉장히 좋은 투자"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의 저출생 상황에 대해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경제 상황을 관리하기 더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와 복지, 연금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젊은 세대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후에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심각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서울을 보면 빌딩은 많지만, 정작 가족을 위한 공간이 없다"며 "인구학적 문제와 경제 정책의 핵심을 가족이나 여성에게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선 결혼과 비혼 출산 등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바크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출산은 결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반면 헝가리에서는 결혼한 커플을 지원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있으면 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헝가리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싱글 라이프'가 유행하는 등 가족과 공동체 가치가 줄고 있다며 이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노바크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20대 후반부터 3명의 자녀를 낳고 키우게 된 것은 나와 남편에게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층이 시간과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틀렸다"고 경고했다. 젊은 층의 출산이 늦어지면 여파가 있으며,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잘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에 어젠다가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한국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응원했다. 노바크 전 대통령은 "아무도 국가를 위해 아기를 낳진 않는다"며 "문제는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을 위해 개개인이 출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하기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굉장히 신경 쓴다고 알고 있다"며 "부모를 칭찬해주고, 존중해주는 문화는 저출생을 해결하는 데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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