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삼전’ 빼면 국장서 6조원 팔았다…개인 수급 공백에 소형주 줄하락

코스피·코스닥 소형주 4%·15% 하락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뚝’

지난 9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들이 토론 방청을 막는 것에 대해 항의하며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4.9.24 [김호영기자]

올해 ‘국민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수조 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주들은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미들의 이탈에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제외한 국내 증시에서 6조2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만 8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국내 증시 전체에서는 2조8800억원의 매수 우위에 그쳤다.

개인투자자가 빠져나가자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양 시장에서 시총이 작은 소형주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올해 4.3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2.59% 상승했고, 대형주 지수는 삼성전자의 하락에도 2.52%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소형주 지수가 15.68% 내렸다. 코스닥 대형주와 중형주 지수는 각각 8.24%와 10.44% 하락하면서 소형주에 비해 작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규모별로 종목을 대형주와 중형주, 그리고 소형주로 나눈다.

일평균시가총액 기준으로 시총 1~100위 종목이 대형주이며, 101~300위는 중형주, 그리고 301위 이하의 나머지 종목들은 소형주다.

국내 소형 종목 거래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유독 높고 실적 피해도 커 하락 폭이 눈에 띄게 큰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소형주의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비중은 82.6%고, 코스닥 소형주에서는 85.9%에 달한다.

올해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65% 수준으로 양 시장의 소형주에 비해 20%P가량 낮다.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고 수출도 둔화하자 소형주를 향한 실적 눈높이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개사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코스피 소형주 종목들은 지난해 연말보다 지난 1일에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8.2% 하락했다.

코스닥 소형주 종목의 경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5.9% 떨어졌다. 반면 같은 코스닥시장의 대형주를 향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7.9% 내리는 데 그쳤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 공백의 영향으로 코스피 소형주와 코스닥 중·소형주가 부진했다”며 “국내 소형주 이익 추정치가 하향되고 시장의 활력이 저하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