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3배 '올인' 했는데…금리 고점 다왔다? "지금이 매수 기회"

김사무엘 기자 2024. 11. 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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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그래픽=윤선정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국 채권 시장의 변동성도 커진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급등했던 장기채 금리는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선전 소식에 다시 반락했다. 미국채 금리가 대선 관련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만큼 대선 이후 채권 가격이 다시 반등(금리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한국시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314%로 전 거래일 대비 0.053%포인트(1.22%) 하락했다. 최근 해리스 후보가 주요 경합주에서 앞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며 상승 추세였던 금리가 하락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9월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앞두고 하락 추세였으나 빅컷(0.5%포인트 인하) 단행 이후 오히려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과도한 금리 하락에 따른 되돌림과 함께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도 더해졌다. 트럼프 당선 이후 대규모 감세 정책 등으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10년물 수익률은 9월17일 3.599%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일에는 최고 4.388%까지 오르며 0.789%포인트 반등했다.

미국 대선 이후 정국에 따라 금리의 단기 흐름도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및 공화당 스윕(상·하원 과반 차지)시 금리 상승 압력이 가장 크다"며 "의회가 분열된다면 채권 가격의 추가 약세는 제한되고 해리스 당선시 장기 금리는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대부분 선반영되면서 채권 수익률도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트럼프가 당선됐던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채권 급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있었다. 대선일(2016년 11월8일) 1.858%였던 10년물 수익률은 그 다음날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나오자 하루만에 2%대로 급등했다.

그해 12월15일에는 장중 최고 2.641%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반등폭은 0.783%포인트였다. 현 미국 대선 국면에서 미국채 수익률 반등폭과 거의 유사하다. 이후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다시 반락해 2017년9월에는 2%로 내려왔다.

금융환경도 당시와는 다르다. 2016년은 금리 인상기 초입이었다. 당시 0%대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2017년부터 단계적 인상을 시작해 2019년에는 2.5%까지 인상됐다. 현재는 금리 인하기의 초입이다. 금리 인하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인하 방향성에 대한 전망은 여전하다. 현재 시장은 오는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고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본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현재 금리는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대선 이후 시나리오를 △트럼프 당선 및 공화당 스윕 △트럼프 당선 및 의회 분열 △해리스 당선 및 의회 분열 3가지로 구분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장기 금리가 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나리오별 리스크 대비 수익을 고려할 경우 현재 금리 레벨은 매수 관점에서 접근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금리 하락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거 투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10월2일~11월1일) 국내 투자자들이 세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져리 불 3X 셰어즈'(티커 TMF)다. 이 기간 1억2000만달러 어치(약 1600억원) 순매수했는데 주가는 약 20% 하락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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