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스트레스'에…은행권, 기업대출도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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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가계대출에 이어 기업대출도 조이고 있다.
연말 도입 예정인 스트레스완충자본 등에 대비한 보통주자본(CET1)비율 확보가 '대출 조이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건전성 관리로 기업대출과 함께 RWA(위험가중자산)이 줄면서 하나금융지주의 CET1비율(13.17%)은 전분기보다 0.37%포인트(P) 상승하며 13%선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줄이면 CET1비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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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가계대출에 이어 기업대출도 조이고 있다. 연말 도입 예정인 스트레스완충자본 등에 대비한 보통주자본(CET1)비율 확보가 '대출 조이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 3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71조72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조461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대출에서만 3조3210억원을 줄였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이 분기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8년 만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영업점과 RM(기업금융전담)에 수익성이 낮은 기업대출을 확대하지 말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다고 지시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건전성 관리로 기업대출과 함께 RWA(위험가중자산)이 줄면서 하나금융지주의 CET1비율(13.17%)은 전분기보다 0.37%포인트(P) 상승하며 13%선을 넘어섰다.
우리금융지주도 4분기 적극적인 기업대출 건전성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점에 '그룹장 여신금리 전결권'을 연말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기업대출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기업대출을 회수하면 KPI(성과평가지표)에 가산점을 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2%로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낮다.
은행권이 기업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CET1비율 관리를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을 줄이면 CET1비율을 높일 수 있다.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등이 높아지면서 대손비용 증가 우려도 영향을 줬다.
특히 주주환원 확대도 있지만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말 8개 은행지주와 17개 은행에 스트레스완충자본이 도입될 예정으로 주요 금융지주는 높은 수준의 CET1비율 관리가 필요해졌다.
현재 5대 금융지주는 △최저규제자본비율 4.5%P △자본보전완충자본 2.5%P △D-SIB(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 1%P △경기대응완충자본 1%P 등 총 9% 이상의 CET1비율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말부터 도입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최대 2.5%P를 적용하면 11.5% 이상의 CET1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스트레스완충자본은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위기상황분석(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추가자본 적립을 요구하는 제도다. 분석 결과에 따라 최대 2.5%P까지 추가자본 적립 의무가 부과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이익배당과 성과금 지급 등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는 모두 CET1비율 11.5% 이상을 유지 중이만 최저비율이 끝이 아니다. 위기상황이나 급격한 환율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회사 자체적인 버퍼(완충 자본)를 쌓아야 한다. 금융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1.5~2%P가량을 추가 버퍼로 설정한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 전면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행하면 CET1비율이 1.83%P 하락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도 IMF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가 닥치면 CET1비율이 2.33%P 떨어질 것(2023년 기준)으로 예상된다. 자체 버퍼를 쌓아두는 이유다. 주요 금융지주가 CET1비율 13%를 주주환원 기준으로 삼는 배경에도 이런 규제와 자체 버퍼가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가 스트레스완충 자본 최대치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에서도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올해 4분기에 CET1비율 여력을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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