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증 후폭풍…금감원, KB증권 현장 검사 착수

지난달 31일엔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도 검사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와 관련해 조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KB증권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KB증권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KB증권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 공동모집주선회사를 맡았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KB증권이 충분한 검토를 거쳤는지, 공개매수 당시 유상증자 계획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1일엔 공개매수 사무 취급과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뒤 4거래일 만에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숨기고 공개매수신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았을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형식적으로 같은 시기에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했다면 각각이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기존 공개 매수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이 빠진 것이고, 부정 거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에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 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 관련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고의성이 입증되면 증권사도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감원의 문제 지적에 고려아연은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일반공모 증자를 검토한 것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공개매수 종료 이후"라며 "실사보고서에 10월14일부터라고 기재된 것은 착오로 잘못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한 점에 대해 양해 말씀을 드린다"며 "실제 사실관계를 당국과 시장에 정확하고 성실하게 설명해 논란을 적극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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