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개막 후 4승 2패' 현대모비스, 그들은 왜 응원보다 질책을 많이 받을까?
현대모비스가 전날 충격패의 여파를 털어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5 KCC 프로농구에서 이우석, 박무빈, 숀 롱 활약을 묶어 아셈 마레이, 양준석, 장민국이 분전한 창원 LG와 접전 끝에 78-7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현대모비스는 4승 2패를 기록하며 공동 2위(서울 SK, 수원 KT, 고양 소노)로 올라섰다.
전반전 양 팀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쌍둥이 형제 감독은 보란 듯이 차분하게 서로의 수비를 공략하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로 양 팀 선수들은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며 균형을 이어갔다. 좀처럼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이 10점을 기록한 가운데 이우석이 8점을 집중시켰다. 경기에 나선 선수 중 이승우를 제외하곤 모두 점수를 만들었다. LG도 마찬가지였다. 칼 타마요와 전성현 그리고 장민국이 득점 밸런스를 맞춘 가운데 대릴 먼로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점수를 만들었다. 현대모비스가 45-43, 3점을 앞섰을 따름이었다.
3쿼터, 드디어 현대모비스가 균열을 만들었다.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가져갔던 현대모비스는 종반으로 접어들어 숀 롱과 이우석이 연거푸 득점을 만들었고, 수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9점차 리드를 거머쥐었다. LG는 골밑 열세를 절감하며 점수차를 내주고 말았다. 마레이가 6점을 만들었지만, 다른 공격 루트가 다소 잠잠했다. 현대모비스가 67-58, 9점을 앞섰다.
4쿼터, LG가 추격했다. 마레이가 연거푸 골밑을 뚫어냈고, 수비에서 집중력을 높여 점수차를 줄여갔다. 점수차가 계속 줄어 들었다. 결국, 종료 4분 여를 남겨두고 LG가 67-71, 4점차로 좁혀갔다. 현대모비스에게 닥친 위기였다. 박무빈이 움직였다. 점퍼와 3점을 꽂아 넣었다. 결정적인 장면이 되었다. LG는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그대로 현대모비스가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조동현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수비적인 부분부터 이야기했다. 중요시했다. 수비가 만들어낸 결과다. 투 포인트 게임을 하자고 했다. 인사이드는 대부분 1대1 수비로 하자고 했고, 리바운드를 강조했다. 잘해 주었다.“고 전했다.
어제 경기 데자뷰가 될 뻔했다. 하루 전 현대모비스는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는 두 차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면서 1점차 역전패를 허용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적지 않은 불안감을 안고 창원으로 향해야 했다. 자신감과 동기 부여에서 분명 결핍이 생길 수 있는 패배였다.
하지만 달랐다. 우려는 기대와 유연함으로 바뀌었고, 선수 기용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기용과 전술 적용을 통해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모비스가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풍부한 스쿼드다. 가드 진, 포워드 진, 센터 진 뎁스가 타 팀에 비해 좋다. 가드 진이 양에 비해 질적으로 다소 떨어질 뿐이다. 이 마저도 최상급 가드 진에 4대6 혹은 3.5대6.5 정도를 뒤질 뿐이다. 다른 포지션 질과 뎁스로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난 선수들이 있다.
박무빈과 안드레 옥존이 주인공이다. 경험만 추가한다면 대등함을 가져갈 수 있는 인물들이다. 서명진도 있고, 한호빈과 김지완은 안정감이 있다.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경기 운영과 수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한호빈은 동료들을 봐주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단, 두 선수는 타 팀에서 두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폭발력 때문이다. 조 감독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국찬, 이우석, 이승우, 신민석으로 이어지는 포워드 진도 주전과 백업으로 손색이 없다. 어느 팀과 견주어도 대등한 수준이다. 열세라고 해봐야 4.5대5.5 정도 상황이 발생할 뿐이다. 인사이드는 늘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장재석과 함지훈 그리고 김준일이 국내 선수로 포진해 있고, 숀 롱과 게이지 프림이 존재한다. 프림의 성장으로 인해 두 선수 조합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앞선 5경기에서 이 선수들 기용법에 대해 다소 의문이 있었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분명 리빌딩과 윈 나우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조합을 가동한 것. 박무빈을 필두로 김국찬과 이우석 그리고 장재석과 롱이 스타팅으로 나섰고, 옥존과 서명진 그리고 이승우와 함지훈에 더해 프림이 각각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시즌 개막 6경기 만에 가장 이상적인 라인업을 게임 적용, 난적 LG를 넘어 하루 전 충격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 아쉬움이 있긴 했다. 김국찬과 숀 롱 기용에 관련한 내용이다. 하루 전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는 클러치 상황에서 이우석과 프림을 마지막에 활용했다. 역전 기회를 가졌지만, 이우석은 블록슛을 당했고, 프림은 턴오버를 범하고 말았다.
이우석은 현대모비스 에이스다. 공격 성향이 강하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는 등 공수에 걸쳐 모자람이 없지만, 아직 운영에 있어서는 조금 더 경험이 필요하다. 블록슛을 당하는 장면도 직접 림을 공격하기 보다는 패스를 선택해야 했다.
당시 함께했던 서명진은 지난 시즌 당했던 큰 부상으로 인해 아직 멘털리티에 아쉬움이 있다. 비 시즌 내내 털어내지 못한 채 시즌에 임했고, 아직은 좋았던 당시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면 세 명의 핵심 선수 중 안정감이 가장 좋은 김국찬을 컨트롤러로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승부처에서 서명진과 이우석을 투입했다.
또, 프림은 이번 시즌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데뷔 시즌 전부터 다혈질 성격을 노출하고 있다. 역시 시즌 개막 후 6게임 동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4쿼터 승부처에서는 평정심이 더욱 필요하다. 이날도 4쿼터 후반에 에어볼을 날리기도 했다. 롱을 선택했음면 어땠을까 싶다.
롱은 이날을 기점으로 조금 달라진 모습을 남겼다. 마레이와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리드를 선물했다. 롱은 프림에 비해 안정적이다. 앞서는 상황에서 마무리가 필요할 때 롱의 존재감이 어떨까 싶다. 모두 책임이 없는 않는 필자의 관점일 수 있다. 클러치 상황 마무리가 골칫거리인 현대모비스가 해보지 않는 기용이다. 한번쯤 재고의 여지가 있는 기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 감독은 ”우리 팀에서 그래도 두 선수가 수비를 좀 한다는 선수들이다. 서명진을 2대2, 김국찬은 만들어지는 공격을 한다. 상황마다 다르게 기용한다. 주로 상대 에이스 마크를 주문한다. 이우석까지 포함해 세 명이서 2,3번 역할을 주문하려 한다. 볼 핸들러까지 맡겨볼 생각이다. 아직은 교통 정리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해 이날 반등하는 모습을 남긴 숀 롱에 대해 ”롱이 체력이 올라와야 끝에 기용을 할 수 있다. 롱이 하려고 하는 수비를 잘해주었다. 미팅을 했는데 40분 내내 할 수 없다. 20~25분을 이야기했다. 어쨌든 프림은 에너지가 있다. 장점으로 사용해야 한다. 적응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제는 가드 진 운용에 대한 것이었다.
조 감독은 ”현재는 옥존과 박무빈 메인으로 쓰려고 한다. 공격력이 워낙 떨어져서 옥존을 선발로 사용했다. 고민은 있다. 그래도 옥존을 써야 한다. 하지만 옥존이 30분을 뛸 수 없다. 체력과 부상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오늘 박무빈은 좋았다. 어쨌든 한호빈이도 간혹 사용할 것이다. 만약 상대가 허훈이라면 한호빈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 고민을 더 해야 한다. 이제 1라운드다.“라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4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수원 KT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다는 평가다. 어느 팀도 완벽할 순 없다.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기 때문에 2패에서 보여준 아쉬운 경기력이 더 질책을 받고 있을 뿐이다. 어느 팀이나 1라운드는 시행 착오 아닌 시행 착오 과정을 거친다. 현대모비스도 그 선상에 위치해 있을 뿐이다. 계속된 수정을 통해 우승후보로서 위용을 찾아가길 바래본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일부 팬들과 아쉬움에 휩싸였다. 소노와 가졌던 개막전 참패가 결정적인 이유다. 이후 선전하고 있다. 개선도 되고 있다. 시즌 초반은 질책보다 격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제 1라운드 중반을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우승후보로서 존재감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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