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세에 다급해진 트럼프, 이대남 표심 잡기 사활
18~24세 남성 투표율 낮고 여성 표는 더 잃을 위험도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이번 미국 대선에서 성별에 따라 지지 후보가 확연히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남성 유권자 지지에 사활을 걸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실에 불만이 많은 젊은 남성의 표를 얻는 데 정치적 미래를 걸고 있으며 거친 언사를 내뱉거나 마초(남성 우월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 대 반(反)낙태권' 구도를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NBC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남성들 사이에서 18%포인트(p),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여성들 사이에서 16%p 더 높았다. 특히, 지난 9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IOP)가 18~29세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아직 투표 여부를 정하지 못한 18~29세 남성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이 11%p 높게 나왔다. 이들의 지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젊은 남성 유권자들에게 구애하기 위해 남성 우월적이거나 폭력적이고 거친 표현을 동원해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한 성폭력 등 강력 범죄 문제와 관련,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여성의 의사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이날도 그는 유세 중 "누군가가 나를 (총으로) 맞히려면 (연단 앞쪽에서 취재하는) 가짜뉴스(기자)를 거쳐 가도록 총을 쏴야 하는데, 나는 크게 신경 안 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젊은 남성이 즐겨 듣는 팟캐스트 운영자 조 로건과도 인터뷰했다. 그는 또 같은 달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유세에 전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UFC 대표 다나 화이트 등이 참석해 마초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WSJ은 당시 유세가 지나치게 남성적 수사와 이미지에 치중했다고 지적하며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도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WSJ은 지난 몇 달간 미 전역에서 인터뷰한 젊은 남성 수십명 중 일부가 민주당에선 자신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고 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으로 잘못된 접근 방식에 끌린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수의 경우 트럼프가 자신의 주식 투자에서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거나, 불법 이민을 단속하겠다는 그의 공약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밀워키 주의 체육 교사인 루크 메이헥(25)은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아니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마음을 바꿨다며 "대부분 남성이 트럼프를 좋아한다"라고 했다.
문제가 되는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겨냥한 젊은 남성들의 투표율이 다른 인구 집단보다도 특히 낮다는 점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대선 투표에서 18~24세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는데, 이 가운데서도 남성의 투표율이 여성보다 낮았다. 게다가 남성 유권자에만 집중하는 전략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두 후보 간의 격차를 더 벌릴 위험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의 연구에 따르면 젊은 남성들은 기성세대나 젊은 여성들보다 정치와 단절될 가능성이 높고, 국가 제도에 점점 더 환멸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IOP의 존 델라 볼프 여론조사 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보다 젊은 남성의 표를 5~7%p 더 얻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 젊은 남성들은 정치에 불만을 갖고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초박빙 판세 속에서 이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는 영국 여론조사 기관의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여론조사 전문업체 포컬데이터가 지난 한 달간 미국 유권자 3만1000여명을 상대로 '다중레벨 회귀분석 및 사후 계층화'(MRP) 기법을 사용해 설문·분석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5%p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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