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 위대한 2024년···U-17·U-20 아시안컵 및 월드컵 등 메이저 4회 우승

양승남 기자 2024. 11. 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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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월드컵에서 우승한 북한 선수단. FIFA SNS



두 달 만에 월드컵을 연속해서 제패하고 2024년에 메이저대회에서 4번 우승을 맛봤다. 북한 여자축구의 놀라운 상승세에 세계가 주목한다. 북한 여자 축구가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9월 20세 이하(U-20) 월드컵 우승에 이어 두 달 만에 월드컵을 잇달아 우승했다.

북한은 4일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펠릭스 산체스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과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북한은 2016년 요르단 대회 이후 8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북한 전일청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2018년, 2022년에 이어 대회 3연패에 도전했으나 북한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초반부터 공격 주도권을 쥐고 몰아친 스페인이 후반 16분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파우 코멘다도르가 낮게 깐 크로스를 찔러 넣자 반대쪽 골대로 쇄도한 세구라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FIFA SNS



북한은 곧바로 만회 골을 터뜨렸다. 이 장면에서 세 차례 득점 세리머니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후반 19분 로운향의 긴 패스로 한 번에 스페인 수비 라인을 허물었고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질주한 전일청이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를 갈라 환호했다. 직후 심판진은 비디오판독(VAR)으로 전일청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따져봤는데 전일청의 발끝이 미세한 차이로 스페인 수비보다 뒤에 위치한 것으로 판정돼 북한은 그제야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그러자 스페인 벤치는 이전 볼 경합 상황에서 북한의 파울 여부를 놓고 VAR을 신청했다. 심판진은 이 장면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북한의 득점을 인정했다.

북한은 후반 30분 세라토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으나 박주경의 신들린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추가 득점에 실패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양 팀의 두 번째 키커인 이리스 산티아고와 정복영의 슛을 각 팀 골키퍼가 나란히 막아내 선방 대결을 펼쳤다. 세 번째 키커 코멘다도르의 슛이 골대 왼쪽으로 흘러 나간 반면, 로운향은 깔끔하게 성공해 희비가 갈렸다. 이후 실축 없이 깔끔하게 골망을 흔든 북한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스페인을 꺾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FIFA SNS



송성권 북한 대표팀 감독은 “유럽 최강팀 스페인을 통쾌하게 이겼다. 아시아 최강팀이 세계 최강팀이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북한은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우승에 이어 월드컵 무대에서도 우승을 이뤄냈다. 또 지난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도 8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U-20 여자대표팀도 앞서 아시안컵에서도 강호 일본을 꺾고 우승했다. 두 연령대 청소년 대표팀이 아시아와 세계 무대를 완전히 휩쓴 것이다.

중국 포털 네이즈는 “북한이 아시아 대회에 이어 세계무대까지 제패하며 올해 메이저대회 4번을 우승했다”고 전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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