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3Q 영업익 240억…3년만의 첫 흑자 의미는?(종합)
4분기도 판매량 증가…투자속도는 조절
석유사업 2027년부터 수익성 개선될 듯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지난 2021년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5881억원이다.
이번 실적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석유사업이 6166억원 적자를 내며 부진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이 이 부진을 메웠다.
특히 SK온은 3분기 매출액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하며 첫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배터리사업이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지 3년 만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SK온은 대외적 불확실성 지속, 수요 확대 지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노력 및 고객사 정산 활동 등에 힘입어 분기 영업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분기 실적은 IRA(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수혜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룬 흑자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올해 SK온이 거둔 AMPC는 전 분기 대비 510억원 줄어든 608억원이다. AMPC는 ▲1분기 385억원 ▲2분기 1118억원으로 3분기까지 누적 2111억원을 달성했다.
SK온은 올 4분기에는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과 함께 고객사의 신차 출시 준비 영향으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로 시장이 둔화된 만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계획돼 있는 케펙스(CAPEX·설비투자)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현재 내년 캐팩스를 집계 중이지만, 북미 조인트벤처(JV) 프로젝트 주요 투자가 연내 집행됨에 따라 2025년 이후 금액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 측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업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는 IRA로 인한 AMPC가 영업이익의 큰 비중을 차지해 미국 대선으로 인한 영향이 큰 분야로 꼽힌다.
전현욱 SK온 IR담당은 "미국 대선 결과 자체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전면 폐지는 어렵다"며 "비우호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해도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량 축소나 예산 제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이후 전기차 시장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되, 대선 결과에 관계 없이 현지 투자를 확대해 대(對)중국 견제 기조에 편승하고 중국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부침을 겪고 있는 정제마진이 올 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석유사업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9년까지 향수 5년간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연평균 25만 b/d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환경 규제와 설비 노후화로 인한 폐쇄로 2027년 이후 순증설 규모는 매우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도입 전력으로 중동산 장기 계약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중동발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공급선 다변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부로 SK E&S와의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가진 SK E&S와의 합병으로 더욱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흑자 역시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흑자는 SK온 구성원들과 합심해 이루어 낸 결과로 원가 절감 및 오퍼레이션 효율 극대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흑자 달성을 위한 체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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