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전출 압박’ 논란에…KT 대표 “CEO로서 송구, 좋은 기회되도록 노력”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사내 방송을 통해 신설법인 설립 및 인력 구조조정의 목적을 설명하고 경영진의 전출 압박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KT의 사내 방송 KBN을 통해 임직원들과 1시간 이상 특별 대담을 가졌다. 임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뒤 KT OSP과 KT P&M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실시간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김 대표는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라며 고개 숙였다. 고충림 KT 인재실장도 “사규에 의거해 관련자들을 징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이 전출 대상 직원에게 “(자회사로 이동을 안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모멸감과 자괴감에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불이익을 줄 수 있음을 내포한 협박성 발언을 한 데에 대한 조치다.

김 대표는 “빅테크가 과감히 혁신해 성장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년간 지속적인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인공지능정보통신기업(AICT)으로 혁신하지 못하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개통 업무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유지보수하고 도서 네트워크 및 선박 무선통신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인력의 70% 이상인 9200명이 50대 이상”이라며 “시장 임금과 KT 체계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그동안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법인은 100% 자회사로 협력회사가 아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체제를 도모하는 안정적인 집단이 될 것”이라며 “강압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인 조직혁신으로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KT는 이날까지 자회사 전출 자원과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현재 전출을 신청한 직원은 기존 목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출을 원하지 않으면 특별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KT는 자회사로의 이동을 선택한 직원들이 정년 때까지 잔여기간에 받을 수 있는 급여와 복지 등 경제적 효익 측면에서 손해가 없도록 처리할 방침이다. 신설법인의 매각이나 합병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KT는 앞으로 전 임직원과 함께 혁신하고 발전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이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책임과 의무로, 공정한 경쟁의 촉진과 기여한 만큼 받는 합리적 보상 체계를 심화하고 고도화해 세계적 조류에 발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