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 퍼스트 무버'로 패러다임 바꾼다
①현대차, 수소에 진심인 이유는
하이브리드 차에 이어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 자동차의 시대가 본격 도래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수소차를 통해 업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진정한 자동차 업계 '퍼스트무버'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안팎에선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와 집념이 묻어난다. 현대차는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수소 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회사 내부적으론 수소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수소차에 진심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원으로서 수소의 매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소는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면서, 지구상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어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특히 수소는 기존 석유나 배터리보다 열 효율이 높다. 이를 통해 수소 생태계가 갖춰지면, 석유와 석탄 그리고 가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이러한 수소의 장점에 착안, 일찌감치 수소차 시대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2000년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파워(UTC Power)와 6개월 간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선보였다.
이후에도 미래 세대를 위한 수소전기차 개발을 지속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Fuel Cell’ 수소전기차를 내놨으며, 그로부터 5년 뒤인 2018년에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NEXO)'를 출시했다.
현대차는 넥쏘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소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예컨대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최초 수소 카 트랜스 포터(차량 운반 트럭)를 평택항에 투입했다. 이 사업은 평택항 일대에서 운행 중인 디젤(경유) 카트랜스포터 차량을 수소 기반 차량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차가 환경부, 경기도, 평택시, 현대글로비스, 디앤에이치로지스 등과 함께 진행한다.
북미에서도 수소 전기 트럭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 공식 출범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수소전기트럭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 대기환경국(CARB,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과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 California Energy Commission)'에서 주관하는 북미 지역 항만 탈(脫)탄소화 사업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계열사에 나눠져 있던 수소 사업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과 관련된 설비, 자산뿐만 아니라 R&D 및 생산 품질 인력 등 기술력과 자원을 한 곳으로 모아 기술 혁신 속도를 낼 수 있다.
인수 작업을 통해 현대차는 R&D본부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내에 ‘수소연료전지 공정품질실’을 신설하고, 제조기술과 양산품질을 담당하는 조직을 편제해 전반적인 조직 구조를 강화했다.
현대차는 향후 기술력과 자원을 통합한 수소 조직을 활용, 수소연료전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장재훈 사장 등 경영진도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소 생태계 리더십 확보를 위한 그룹사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자원순환형 수소생산, 기술개발, 상용차 확대를 지속 추진해 수소사업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②글로벌 수소사회 구축…전방위로 손잡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공개행사에서 토요타와의 협력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협력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 만남은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관련 행사 참여를 위한 것이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와 전기차 등에서 협력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수소는 현대차가 사활을 걸고 준비 중인 미래 사업 중 하나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도 공개했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에는 오는 2033년까지 약 5조7000억원이 투자된다. 이를 통해 수소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규모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외부 파트너십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 협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맺은 포괄적 협력 협약에는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또 지난달 체코 스코다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 수소 경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협약을 맺고, 향후 수소 연료전지 기술 발전과 글로벌 시장의 수소 사회 조기 전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했다. 또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니즈에 맞는 단위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Grid)'도 소개했다. 모든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수소 사업을 하나의 브랜드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과도 손을 잡았다. 중국 광저우시 황푸구에 그룹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공장인 'HTWO광저우'를 세웠으며, 이곳에서 연간 6500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버스나 물류차 등 중국 내 상용차 시장을 중심으로 수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③'이것' 넘어야 수소차 뜬다
문제는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보급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정부가 수소차 시대에 대비해 인프라 확충 규모 등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수소차의 강점은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주행 거리 등이다. 완충 시간이 5분 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충전 시간이 빠른 데다, 전기차와 비교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더 길다. 전기차의 단점인 주행 가능 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차란 평가다.
실제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수소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650㎞에 달한다.
수소차는 전기차와 비교해 충전 속도와 주행 거리에서 강점이 있지만, 보급 속도는 전기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들어 수소차 판매량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줄고 있다.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2022년 2만704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만6413대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5621대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보다 34.1% 감소했다.
수소차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이유는 소비자들이 수소차의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평균적으로 수소차 가격은 전기차보다 20% 이상 비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소차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은 것도 약점이란 지적이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을 현대차와 토요타가 사실상 이끌고 있어, 다양한 모델이 시장에 나온 상황은 아니다. 현대차와 토요타 외에 BMW 등도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첫 수소차는 2028년에나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특히 수소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국내의 경우 상업용 수소충전소는 400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8년 13기에 불과했던 수소충전소는 올해 9월까지 321기로 급증하긴 했지만,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역시 수소충전소 부족 등을 고려해 수소충전소 확충에 나선 상태다. 2030년까지 66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280기는 액화수소 충전소다.
현재 0기인 액화수소 충전소를 올해 40기로 늘리고 2030년 280기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와 비교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이라 운송·저장이 효율적이다.
정부가 수소충전소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수소차의 본격적인 보급이 이뤄지기 전에 더 많은 수소충전소를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가 수소충전소 확충 규모를 늘려 수소차 시대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akm@newsis.com, hun8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19만원이던 월급이 66만원"…현대트랜시스 직원들의 고충
- 부부 강제추행 만연…"언제든 만질 수 있다는 건 잘못"
- '태어나보니 지디의 조카'…삼촌의 명품카 선물 플렉스
- 율희 "성매매 혐의 최민환, 3일만 합의이혼 요구" 눈물
- "100마리 넘게 나와"…설사하던 2세아 뱃속서 '이것' 발견돼 충격
- "사람 쳤어 어떡해 엄마"…강남 '8중 추돌' 통화 내용 보니
- 예측 귀재, 5일 0시반에 "해리스 50.015% 승리 확률" [美대선2024]
- 청순한 외모로 참치 해체쇼…대기업 때려친 일본 女 난리
- 이윤진, 이범수와 이혼소송 중 '밤일' 루머…가짜뉴스 칼 뺐다
- 조세호, 결혼식 하객 '재산순' 자리배치? "3일간 800명 하객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