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우도환, '조기 폐경' 이유미 납치해 방랑 시작 'Mr.플랑크톤' [종합]
실수로 잘못 태어난 '해조' 우도환이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조기 폐경을 선고받은 '재미' 이유미를 강제 동행시킨다. 'Mr. 플랑크톤'이다.
4일 오전 서울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Mr.플랑크톤'(극본 조용·연출 홍종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홍종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우도환, 이유미, 오정세, 김해숙이 참석했다.
이 작품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작품상 '디어 마이 프렌즈'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명불허전', '라이프' 등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과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호평받은 조용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홍종찬 감독은 전작 넷플릭스 '소년심판'과 다른 분위기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이 작품을 조용 작가가 써주셨는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은 메시지가 저한테 큰 울림이 있었다. 캐릭터들의 감정을 끝까지 들여다보는 작가의 태도가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결이기도 한데 그것과 잘 맞았다"라고 운을 뗐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로드무비라는 장르를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할 수 없었는데 이 작품 자체의 형식이 너무 좋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밝게, 정신차리지 못하게 하는 작가의 글이 너무 재밌어서 안 할 이유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우도환은 극 중 세상을 부유하는 플랑크톤 같은 남자 해조 역을 맡았다. 엉뚱한 '씨'로 잘못 태어나 가족 없이 방랑의 삶을 선택해야 했던 인물이다.
우도환은 'Mr.플랑크톤'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어떠한 대본을 보고 '이건 꼭 내가 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든 적은 없다. 물론 다른 작품들을 다 사랑하지만 이 작품만큼은 꼭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 사랑한 여자와 함께하는 여행이 재밌을 것 같았고 제 안에 있는 자유로움을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해 보고 싶었다. 욕심이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예비 신부 재미 역은 이유미가 맡았다. 평생 가족을 원했던 재미는 그토록 바라던 가족을 안겨줄 종갓집 5대 독자 어흥(오정세)과 결혼식을 앞두고 조기 폐경을 선고받는 인물이다.
이유미는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어느새 다 읽고 있더라. 매 화마다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그 안에서 재미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이걸 내가 해도 될까?',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 이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다. 안 할 수가 없었다. 욕심 한 번 내 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유서 깊은 풍영 어씨 가문의 18대 종손 5대 독자 어흥 역은 오정세가 맡았다. 집안 어르신들의 반대를 꺾기 위해 '혼전 임신'이라는 초강수까지 꺼냈고, 우여곡절 끝 재미와의 결혼을 성사시킨다.
오정세는 "글의 힘이 가장 컸다. 재미, 해조, 호자, 어흥처럼 만화적인 이야기같이 느껴졌는데 계속 시나리오를 넘기게 되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대본이어서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어흥의 어머니이자 인간문화재 범호자 역을 맡았다. 17세에 종갓집 며느리로 시집온 범호자는 온갖 구박과 눈칫밥을 먹으며 맨손으로 풍영 어씨 가문을 일으킨 17대 종부다.
김해숙은 "말대답 한 번 안 하던 아들이 재미라는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혼전임신을 해서 왔다. 호자는 뿌리를 중요시 생각한다. 그런 제가 결혼을 승낙했는데 없어진다. 이후 아들 어흥이 일탈을 한다"며 "범호자 역시 처음으로 자기가 지키려고 했던 것들을 내려놓고 싶어 한다. 성의 있게 열심히 촬영했다"고 전했다.
'Mr.플랑크톤' 제목의 의미는 뭘까. 이에 대해 홍 감독은 "플랑크톤이라는 게 바다에 살기도 하고 너무 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플랑크톤은 지구 대기에 산소를 만들어내는 지대한 역할을 해서 지구상에 살 수 있는 모든 생물체가 살 수 있게 만든다"며 "'캐릭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플랑크톤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나는 왜 이 모양으로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작품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플랑크톤처럼 반짝인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해조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뭐냐"는 물음에 우도환은 "'방랑'이다. 목적 없이 길을 걷고 행동하기 때문"이라며 "여행이 될 수도 있다. 해조는 방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방랑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대본 1화 첫 신부터 '이 드라마는 해야겠다' 싶었다. '나는 이제 죽는다'라고 말하며 시작한다"며 "처음에는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촬영 기간 동안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리는 어떨까' 고민하면서 사니까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유미는 "저는 가족인 것 같다. 재미는 처음부터 가져보지 못했던 것이기도 했고, 재미 스스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재미에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정세는 "어흥이라는 친구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사실 전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제 의지대로 선택하거나 살았다기 보다 흐르는 대로 살았다. 그냥 세상에 이끌려서 살아왔다"라며 "대학교 가면서 과를 정하며 '이렇게 살아야지'라며 처음으로 선택을 한 적이 있다. 어흥도 재미를 만나고 처음 사랑을 해보고 처음 이별을 해보고 처음 가출을 한다. 처음이 가장 어울리는 친구"라고 말했다.
홍종찬 감독은 "현장 가는 게 즐거웠다. 이 캐릭터들을 만나서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만큼 모든 배우들이 잘 해줬다"라며 "저희 작품은 크 서사보다는 이 캐릭터들이 전부인 이야기다. 이 캐릭터를 적확하게 캐스팅하는가가 중요했다. 특히나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너무 잘 소화해 주셔서 감사하다.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 중인 김해숙은 "촬영하면서 이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나가면 우리 문화를 사랑해 주시는데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홍종찬 감독한테 '우리 드라마 일 날 것 같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다녔다. 아름다운 모습과 한국의 전통들이 'Mr.플랑크톤'에 많이 나온다. 한국 문화를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신선하게 다가갈 것 같다.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Mr.플랑크톤'은 오는 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 iMBC연예 장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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