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 좁은데, 어떻게 피하나"…서울 곳곳 역주행 사고, 커지는 불안

김종훈 기자 2024. 11. 4. 13: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주행은 자연재해 같은 거죠."

버스 운전 경험이 있는 김민수 씨(23·남)는 지난 2일 강남 테헤란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8중 교통사고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역주행 사고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강남 한복판에서 또 역주행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처럼 못 피해"…시민들 "도로서 멀찍이"
예방 위해 직관적 표지 필요…'안전 펜스' 강화
지난 2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오후 1시 42분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국기원입구 방향에서 강남역 방향 1~3차로에서 8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강남 도로서 역주행 중인 차량(빨간동그라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24.11.3/뉴스1
"역주행은 자연재해 같은 거죠."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버스 운전 경험이 있는 김민수 씨(23·남)는 지난 2일 강남 테헤란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8중 교통사고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역주행은 자연재해처럼 예방도 힘들고 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반사신경이 대단히 뛰어나지 않은 이상 역주행 차량을 피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가뜩이나 좁은 서울 시내 도로에서 급하게 운전대를 틀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계속 반복되는 역주행 사고에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역주행 사고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강남 한복판에서 또 역주행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신 모 씨(23·여)는 "신호등을 기다릴 때도 차도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서 대기하는 친구도 있다"며 "점자블록 안쪽에 서 있어도 차량이 올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역주행 사고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지난 9월 16일 강원 영월군의 한 터널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역주행하며 건너편에서 주행 중이던 승합차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숨지고 일가족이 다쳤다.

지난달 7일에는 40대 운전자가 인천 부평구 제1경인고속도로 부평IC 서울 방향 나들목을 역주행하다 정상 운행하던 승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를 뒤따르던 차량 6대가 연이어 추돌하며 1톤 트럭을 몰던 60대 운전자가 숨졌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2024.9.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역주행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도로표지판 등 교통환경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러 원인으로 발생하는 역주행 사고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면 표지나 교통 표지판을 확충해 한눈에 진행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노면 색깔 유도선도 더 많은 도로로 확대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현재 설치된 대부분의 안전 펜스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용도"라며 "시청역 사고 이후 차량을 막을 수 있는 'SB1' 등급의 펜스를 도입 중인데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B1은 일반 승용차보다 5배 무거운 8톤 트럭이 시속 55㎞로 15도 각도에서 충돌해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등급이다.

archi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