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용도 변경 완화에도 법적 혼란 지속... ‘줄소송 위기’
정부는 준공 전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의 용도변경을 위한 동의율을 현행 10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준에 따르면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분양계약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지난 16일 발표된 생숙 합법화 지원방안에도 불구하고 높은 동의율 요구로 용도변경이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는 동의율 완화 없이는 레지던스의 용도변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의율이 80%로 낮아진다 해도 대출 문제나 비용 분담에 따른 갈등 등 여전히 난관이 존재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4일 “100% 동의율 요건을 완화하는 법률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연말 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동의율 요건 완화 기준은 아직 논의 중이며 업계는 준공 전에도 동의율을 80%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복도 폭과 주차장 요건을 완화해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절차를 간소화하는 ‘생숙 합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핵심적인 동의율 100% 요건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여전히 용도변경에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내년 4월 준공을 앞둔 경기 안산시의 한 생활형 숙박시설은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추진 중이나 현재 동의율이 87%에 그쳐 난관에 부딪혔다. 안산시는 준공 전에 용도변경을 신청하려면 동의율 100%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다른 레지던스 현장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분양계약자 중에는 레지던스로 사용하려는 수요도 있다”면서 “준공 전 100% 동의 조건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우선, 동의율 요건을 충족한다 해도 주차장 확보에 따른 비용 분담 문제가 남는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오피스텔 입지가 불가능한 지역이거나 외부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 소유자와 시행사, 시공사 중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레지던스연합회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나왔지만 은행들의 대출 제한이 여전해 계약자, 시행사, 시공사 모두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형 숙박시설 변경이 완화됐다 하더라도 실제로 변경될 가능성은 높지 않기에 다수의 계약자들은 여전히 계약 취소 및 해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다수의 생활형 숙박시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굿플랜 오규성 대표 변호사는 “현재 생활형 숙박시설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도 매매가 쉽지 않으며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되면서 손해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용도변경 시도와는 별개로 계약 취소나 해제, 손해배상청구 등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분양 시 거주 가능하다는 설명을 받았다면 형사고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병태 기자 pian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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