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후위기 대응 하지 않을 경우 2100년 우리나라 GDP 21%·연 0.3%p 감소”

저탄소 정책 등 기후위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2100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21% 감소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늘(4일) 이 같은 내용의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기후대응 정책 경로(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2℃ 이내로 대응 및 지연 대응·무대응)에 따라 기후변화 위험이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 등을 반영해 기후변화를 전망한 결과, 아무런 기후 대응 정책을 하지 않을 경우 평균 기온은 현재 대비 6.3℃, 강수량은 16%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GDP 등 우리 경제성장도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런 기후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2050년 이후 급격히 기후 피해가 확대되며 GDP는 기준시나리오(기후 위기에 따른 경제적 영향 고려하지 않은 경제 전망치) 대비 21% 감소하고, 연평균 성장률은 0.3%p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기후 대응으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1.5℃에 머무르도록 조치에 나설 경우, GDP는 2050년까지 기준시나리오 대비 13.1% 감소하다가, 2100년쯤에는 10.2%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연평균 성장률도 0.14%p 감소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때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산업별 부가가치의 경우에도 더 빨리 강력한 기후 대응에 나설수록,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감소 폭이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고탄소 산업은 탄소가격이 상승하는 2024~2050년 중 생산비용이 상승해 부가가치가 감소하나, 이후 친환경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부가가치 감소폭이 둔화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정유·화학·시멘트·철강·자동차·발전업의 부가가치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 대응시 2050년까지는 기준 시나리오에 비해 62.9% 감소하지만, 이후 점차 회복해 2100년쯤은 32.4%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업·식료품제조업은 기후 변화에 따른 노동생산성·토지생산성 등과 같은 만성 리스크에 취약해 온도 상승·강수 피해가 증가하는 2100년에 다다를수록 부가가치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습니다.

특히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농업·식료품·건설·부동산·음식점업의 부가가치는 2050년에는 기준시나리오대비 1.8% 감소에 그쳤다가, 이후 기후 피해가 확대되며 2100년쯤에는 3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자 물가는 2050년까지는 탄소가격 정책 도입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대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지만, 이후에는 친환경 기술 발전으로 생산비용이 절감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2100년에 다다를수록 기후 변화로 농산물 생산성 악화가 심해지며 글로벌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겨,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자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밖에도 한은은 아무런 기후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태풍과 홍수 피해는 점차 확대돼, 2100년쯤에는 태풍과 홍수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각각 9조 7천억 원, 3조 2천억 원에 달할 거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 이내 대응시 피해액(태풍 7조 원·홍수 2조 1천억 원)보다 각각 38%, 52% 높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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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