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확대한다더니…베이징 근무 외국인 10년 새 41%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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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유치와 대외 개방 확대 주장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수가 10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 등 서방 인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와 아프리카 등 개도국 인원들이 채우는 등 출신국가별 인력 구조도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해외 전문가들을 대거 유치, 베이징을 기술혁신 허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2023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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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근로자 비율 줄고, 러시아·동유럽·아프리카 비율은 ↑
시진핑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유치와 대외 개방 확대 주장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수가 10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 등 서방 인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와 아프리카 등 개도국 인원들이 채우는 등 출신국가별 인력 구조도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국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국제인재교류협회는 지난달 말 포럼에서 올해 베이징 장기거주 근로 외국인 숫자가 2만2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0년 전 같은 시점 3만7000명에 비해 41%나 줄어든 숫자다.
상하이(상해)나 선전(심천), 광저우(광주) 같은 남부 지역 도시들을 중심으로 생산기지 등 경제 권역이 형성돼 있는 중국이지만 경제정책의 핵심은 역시 베이징이다. 베이징에 진출해 근로하고 있는 외국인 숫자 동향은 중국 경제 개혁개방 정도의 바로미터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해외 전문가들을 대거 유치, 베이징을 기술혁신 허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2023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연구센터와 과학기술대학, 첨단기술 기업들을 유치, 설립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에 반하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중국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2023년 대비 증감률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수년간 베이징에서 장기 근로를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출신 국가 구성도 달라지는 동향이 감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장기거주 근로 외국인 중 미국인과 유럽인 비율은 2019년 16%였지만 올해 12%로 감소했다. 전체 외국인 근로자 숫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비율까지 낮아지면서 친미 진영 국가 근로자 수는 더 큰 폭으로 줄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자리는 러시아와 개발도상국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다. 같은 기간 러시아인과 동유럽 국가 출신 근로자들의 비율은 11%에서 16%로 늘었고, 아프리카 출신 근로자들은 26%에서 31%로 증가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이 일대일로 등 개도국들을 묶어내는 대외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핵심 기술인력을 유치하겠다는 중국 최고위층의 전략도 아직까지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근무 해외인력의 13% 정도만 과학연구 및 엔지니어링 직종에 일하고 있었고, 나머지 중 30%는 행정 또는 교육직책에 종사 중이었다. 파견된 공무원이거나 강사들이라는 얘기다.
중국유럽상공회의소는 현지 언론에 "최근 2년여간 관찰되는 중요 추세 중 하나는 유럽 기업 글로벌 본사들이 중국 사업을 분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거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인재 유치를 위해 지난 2004년 영주권 제도를 신설했지만, 지난 2018년까지 발급된 그린카드는 1만2000장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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