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계약의 좋은 선례와 커리어의 성장을 강조한 오네 레이싱 이정우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4. 11. 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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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후 복귀 시즌 치른 오네 레이싱 이정우
시즌 종료 앞두고 2026년까지 재계약 체결해
내구 레이스로 변화할 2025 시즌에 자신감 어필
최종전 결승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서울경제]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을 앞두고 오네 레이싱이 레이싱 드라이버, 이정우(#13)와의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2년, 연봉 및 계약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렇게 현재의 시즌이 마무리 되기 전 내년 시즌,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는 것은 국내 모터스포츠 부분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모터스포츠 팬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정우의 재계약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슈퍼레이스 최종전 현장에서 이정우를 만나 재계약,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8라운드에서 3위에 오른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재계약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정우(이하 이): 사실 시즌을 마치기 전에 내년,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에서는 무척 낯선 일인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스포츠 업계가 그렇듯 모터스포츠 부분에서도 이렇게 시즌을 마치기 전 다음 시즌을 확정할 수 있다면 팀, 선수 입장에서도 조금 더 잘 준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 선례를 오네 레이싱과 함께 만들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조금 더 일찍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만큼 올 시즌의 마무리를 잘하고,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하고 싶다. 또한 오네 레이싱이 보여준 이번의 재계약이 다른 팀, 선수들에게도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팀 캠프를 찾아 스톡카를 살펴보는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이어지는 궁금증은 단연 ‘계약의 조건’일 것 같은데?

이: 당연히 좋은 조건, 만족스러운 내용이 담겼기에 이렇게 재계약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내 스스로 ‘커리어를 쌓는 시간’이라 생각하는 만큼 다양한 경험과 출전 기회에 많은 신경을 썼다.

세부적인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군 제대로 복귀 시즌을 치르고 있는 올 시즌 역시 국내 슈퍼레이스 무대는 물론이고 일본의 슈퍼다이큐 시리즈를 비롯, 여러 레이스를 참여하고 있는데 이렇게 ‘경험을 쌓는 기회’를 팀에서 충분히 배려한 계약이라 평가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큰 보상을 바라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의 내 위치에 대한 냉정한 파악,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청사진 등 역시 충분히 검토한 후에 계약을 마쳤다. 이제 팀의 기대와 배려에 부응할 2025·2026 시즌을 선보이고 싶다.

슈퍼레이스 8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말처럼 올 시즌은 ‘복귀 시즌’인데, 스스로의 평가가 궁금하다.

이: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70점 정도가 될 것 같다. 먼저 나는 어떤 시즌을 치르더라도 기본적으로 100점의 시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크고 작은 실수, 아쉬운 점이 언제나 남기 때문이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에서는 군 복무 이전 단점으로 지적 받은 예선 등과 같은 ‘숏런(타임 어택)’의 역량이나 레이스 운영 및 배틀 부분에서는 의미있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돌아 보았을 때에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장면도 꽤나 많았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복귀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슈퍼 6000 클래스에 완전히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 다소 오래 걸린 것 같고, 또 레이스카에 대한 파악과 이를 팀과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년 시즌 꼭 개선, 보완하고자 한다.

8라운드에서 오한솔과 함께 포디엄에 오른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올 시즌, 슈퍼레이스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이: 가장 좋았던 순간은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4라운드, 나이트 레이스였다. 사실 이정우라는 선수에 대한 평가 중 하나가 ‘결승은 좋지만 예선에서의 퍼포먼스가 부족하다’라는 것인데, 4라운드에서 폴 포지션을 차지하며 조금 더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반대로 아쉬웠던 점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포디엄 피니시로만 만족해야 했던 KIC에서 열린 3라운드 ‘피트-스톱 레이스’였던 것 같다. 실제 내구 레이스의 경험이 많은 만큼 승리를 자부했지만 그걸 이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고 또 팀과 팬 여러분께 무척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우는 올 시즌 M&K 레이싱 소속으로 일본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 출전 중에 있다.

Q 국내와 해외 레이스를 오가는 것이 부담은 없었나?이: 시즌 전체를 두고 평가를 하자면 문제 없다고 답할 수 있다. 다행히 아직 젊은 나이고 또 성장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체력적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되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여러 레이스카를 오가며 ‘경기력’ 혹은 ‘감각’을 한껏 끌어 올리는 것 같다. 실제 몇몇 분들이 ‘슈퍼 6000 클래스의 스톡카와 슈퍼 다이큐 시리즈의 TCR 레이스카가 구동계도 다르고, 성향도 완전히 다른데 힘들지 않냐?’고 질문을 하시는 데 결국 가속하고, 제동하고 조향하는 ‘기본’은 완전히 같기에 경험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올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0 경기 가깝게 레이스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물론 한국에서는 바라는 것보다 다소 아쉬운 성적에 팀과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이렇게 많은 레이스를 하며 많은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오네 레이싱 이정우는 2025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학수 기자

Q 2025 시즌은 ‘준 내구 레이스’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 기대될 것 같다이: 개인적인 감상 이전에 전체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슈퍼레이스는 지난 시간 동안 국내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최고의 대회로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이는 유효한 이야기다. 실제 일부 출전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하는 대회다. 이런 상황에서 스프린트 레이스가 아닌 ‘내구 형식’의 레이스로 전환되는 것은 대회, 그리고 대회 모두의 구성원이 한 단계 성장하는 장면이다. 기술 발전으로 많은 팬 분들이 해외의 레이스를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내구 레이스’의 형태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으실 수 있지만 실제 ‘자국의 프로 리그가 내구 레이스의 형태’를 가진 국가가 많지 않다.

일본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서 함께 하고 있는 M&K 레이싱의 시빅 타입 R TCR 레이스카.

내구 레이스는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 외에도 팀과 전체적인 기술력, 그리고 대회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반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슈퍼레이스는 앞으로도 더 발전하고, 뛰어난 팀, 선수들이 함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내구 레이스의 경험과 감각’의 2025 시즌 초반에는 분명 경쟁력을 높여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도 워낙 레이스 감각이나 경기력이 좋은 편이라 금방 경쟁력이 높아져, 치열한 경쟁이 내년 시즌에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나는 지금 당장도 내구 레이스 형태의 대회에 참여하고 있고, 일본의 팀에서는 퍼스트 드라이버의 포지션에서 매 경기 더블 스틴트, 가장 치열한 경쟁의 장면에 투입되고 있어 ‘실전 같은 훈련’이 아닌 진짜 실전에서 훈련 중에 있는 셈이다.

오네 레이싱 이정우는 내구 레이스로 변화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김학수 기자

(내구 레이스에 이점이 있을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준피티드 레이싱의 황진우 선수, 서한 GP의 정의철 선수 그리고 팀 메이트인 김동은 선수 역시 내구 레이스에서 이점을 가진 선수라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도 한 두 경기면 금방 적응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 같다.가장 경계되는, 혹은 기대되는 선수라 한다면 단연 황진우 선수다. 같은 팀에서 활동하며 레이스 상황에서의 체력 배분, 관리 능력이 탁월하며 타이어 매니지먼트 능력이 탁월하다. 게다가 과거 슈퍼 GT 등 다양한 내구 레이스 경험도 있어 내년 시즌 가장 무서운 선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종전에서 주행 중인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성장 중인 커리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의 청사진이 궁금하다이: 일단 국내에서는 오네 레이싱과 함께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 그게 제 1의 목표이며, 가장 빠르게 이뤄내야 할 목표라 생각한다. 분명 쉽지 않은 목표지만 꼭 이뤄내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현재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서 함께 하고 있는 팀(M&K 레이싱)이 단순히 ST-TCR 클래스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 같다. 실제 일본은 전륜구동 기반의 투어링카 레이스보다는 후륜구동 기반의 GT 레이스 카테고리가 더 높게 평가되고, 시장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올 시즌 슈퍼 다이큐 시리즈에서 시즌 챔피언을 거머쥐고, 팀과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상위 카테고리, 일본을 대표하는 GT 레이스인 ‘슈퍼 GT’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여러 논의, 준비를 하며 커리어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마친 오네 레이싱 이정우. 김학수 기자

Q 끝으로 올 겨울, 스스로 어떤 부분을 채워갈 생각일까?이: 올해 군 제대 후 슈퍼레이스에 적응하고, 대회에 참여하고 또 일본을 오가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 분주하게, 그리고 어질러진 상황을 갈무리 할 시간이다. 스토브리그 동안 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여러 운동을 하며 ‘더 좋은 레이싱 드라이버’의 조건을 갖추는 게 제일 큰 목표다. 그리고 오네 레이싱과 함께 하는 여러 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본에서의 ‘시즌 준비’에도 열을 올리고자 한다. 그래서 2025 시즌이 막이 올릴 때 가장 좋은 컨디션, 가장 좋은 호흡으로 레이스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팀, 그리고 팬 여러분께 가장 잘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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