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만 9.7조…기후변화 넋놓고 있다간 2100년 GDP 21% 날아간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았을 경우 2100년에는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정상적인 성장 경로 대비 21%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기후대응 경로를 온도 상승 목표에 따라 △섭씨 1.5도(℃) 대응 △2.0℃ 대응△지연 대응 △무대응 등 4가지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1.5℃ 대응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무대응 시나리오는 현실가능성이 낮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1.5℃ 대응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전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로다. 무대응은 말그대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별도 기후 대응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연구 결과 기후변화에 따른 전환리스크와 만성리스크는 우리나라 GDP에 장기간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리스크는 탄소가격 상승, 만성리스크는 국내 온도 상승·강수량 증가 등이다.
시나리오별로 보면 1.5℃ 대응에서는 2050년 GDP가 기준 시나리오 대비 13.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친환경 기술발전과 기후 피해 완화 등으로 점차 회복해 2100년에는 10.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 시나리오는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국내 인구 성장 추세를 바탕으로 제시한 성장경로다. 지난해 GDP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무대응시 2050년 GDP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1.8% 감소했다. 이후 기후피해가 확대되면서 2100년에는 2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대응 시에는 2050년 이후부터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별 영향을 보면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고탄소 산업이 전환 리스크에 취약했다. 정유·화학·시멘트·철강·자동차·발전업의 부가가치는 1.5℃ 대응 시 2050년에 기준 시나리오 대비 62.9% 감소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2100년에는 32.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식료품제조업 등은 만성 리스크에 취약했다. 온도 상승·강수 피해가 증가하는 2100년에 다다를수록 부가가치 감소폭이 확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재윤 한은 지속가능연구팀 과장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2100년에 가까워질수록 만성 리스크 영향이 확대됐다. 친환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비용이 준다는 이유에서다.
1.5℃ 대응 시 2050년 생산자물가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6.6%까지 상승했다. 이후 완화되면서 2100년에는 1.9%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대응 시에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1.8%까지 상승했다. 무대응 시나리오에서는 탄소가격이 2100년까지 '제로'로 설정돼있기 때문에 물가 변동폭이 적게 나타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신 2100년 이후에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태풍이나 홍수 등 급성리스크에 따른 실물 경제 피해 규모도 최대 10조원 가까이 발생한다고 추정됐다.
무대응시 2100년 태풍 피해는 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5℃ 대응 시 피해액(7조원)보다 38% 큰 수준이다. 홍수 피해는 2100년 3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1.5℃ 대응 시 피해액(2조1000억원) 보다 52% 크다.
이번 연구는 한은과 금융감독원, 기상청이 함께 참여했다. 분석 내용은 현재 추진 중인 '한국은행·금융감독원·금융기관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기초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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