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린가드? 960억 거포 한국에 올 수 있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11. 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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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린가드와 같은 사례가 KBO리그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960억 몸값의 빅리거 출신 거포 요안 몬카다(29)의 KBO리그 관심 언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몬카다의 발언이 일종의 ‘립서비스’ 성격으로 나온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쿠바 야구 대표팀의 몬카다는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쿠바 야구 대표팀 간의 평가전인 ‘2024 K-BASEBALL SERIES with TVING’에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부상을 털어낸 건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2경기 연속 2번 타자 3루수 선발 출장한 몬카다는 1차전서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지만 2차전서는 3타수 1안타 1삼진 1타점을 더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1,2차전서 몬카다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이고 민첩한 몸놀림을 통해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몬카다는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해 시카고 화이트 삭스 소속으로 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47경기 타율 0.254/93홈런/339타점/376득점/32도루/출루율 0.331/장타율 0.424/OPS 0.756을 기록한 거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주전 3루수로 오랜 시즌 활약한 몬카다는 올 시즌에는 내전근 부상으로 거의 대부분 경기에 나서지 못다. 그리고 1일 오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2025년 몬카다와의 팀 옵션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무적 신세로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몬카다는 단연 쿠바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우투 양타의 내야수인 몬카다는 아마추어 시절이었던 17세의 나이에 쿠바리그에 데뷔하면서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주목 받았다.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기도 했던 야시엘 푸이그의 뒤를 잇는 재능으로 평가 받았다.

실제 몬카다는 2014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보스턴과 계약을 맺고 미국 메이저리그의 문을 밟았다.

몬카다는 내전근 부상으로 올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당시 보스턴이 아직 20세도 되지 않은 유망주인 몬카다를 데려오기 위해 지불한 계약금은 무려 3150만 달러(약 431억 원)에 달했다. 당시 보스턴이 국제 아마추어 슬롯머니 한도를 이미 초과한 상태였기에 계약금의 100%에 해당하는 3150만 달러를 추가로 제재금으로 내야 했다. 결국 보스턴이 몬카다를 데려오기 위해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무려 6300만 달러(863억 원)에 달했던 셈이다.

몬카다는 그 기대만큼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며 전체 통합 유망주 순위 1위에 오르며 올해의 마이너리거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에이스를 필요로 했던 보스턴이 당시 리그 정상급 투수인 크리스 세일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의 메인딜로 포함시키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2017년 중순 콜업된 몬카다는 특유의 엄청난 장타력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8년에는 선구안에서 약점을 보여주면서 스위치히터 역대 최다인 217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풀타임 3루수로 보낸 첫 시즌에서 몬카다는 132경기 25홈런/타율 0.315/출루율 0.367/장타율 0.548이란 뛰어난 성적을 올리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런 몬카다에게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20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5년 7000만 달러에 추가로 2500만 달러의 팀 옵션이 포함된 대형 계약을 안겼다. 몬카다가 풀타임 시즌을 제대로 치른 것이 겨우 2시즌 정도. 리그 경력을 모두 통틀어서도 2년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미래를 확신했던 셈이다.

하지만 몬카다는 그 이후 기복이 있는 성적을 내는데 그쳤고, 올해는 부상으로 아예 단 12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결국 시카고는 내년 2500만달러의 팀 옵션을 포기했고 몬카다는 5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시장에 나왔다.

쿠바 대표팀의 선배인 푸이그를 연상케 하는 운동 능력. 공교롭게도 자유의 몸이 된 당일 고척돔에서 약 1년만의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각광 받는 유망주였지만 사생활 문제와 부상 등으로 추락한 이후 2022년 키움에서 126경기 타율 0.277/21홈런/73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 푸이그가 한때 활약하기도 했던 장소. 한국 취재진의 관심도 몬카다의 KBO리그행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KBO리그에서 뛰고 싶은 생각은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몬카다는 “아직 한국 팀들의 제의를 받지는 못했다”면서도 “한국에서, 아시아 리그에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답변했다.

올해 연봉만 무려 3000만 달러가 넘었던 몬카다의 깜짝 발언에 기자회견장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동시에 몬카다의 뉘앙스는 정확히는 ‘KBO리그 진심’이라는 느낌보단 ‘립서비스’ 성격이 강했다. 몬카다의 발언 자체가 KBO리그에서 반드시 뛰고 싶다는 종류가 아니라 한국을 언급한 이후 아시아 리그로 확장하면서 아시아 야구를 존중하는 뉘앙스의 발언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질문 직후 통역사의 설명을 들은 몬카다는 잠깐이지만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시에 몬카다의 이 말은 사실 KBO리그뿐만이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 NPB 진출 가능성을 남긴 발언이기도 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 일본 프로야구에선 역대 알프레도 데스파이네, 데얀 비시에도, 유리스벨 그라시알 등의 야수들이 활약했다.

최근에는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와 라이델 마르티네즈(주니치)가 각각 팀의 에이스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쿠바에 의해서 가장 먼저 국가 리그 간 교류가 시작된 공식적인 첫 해외 리그가 NPB인만큼, 쿠바 정부에 의해 국외 리그 진출이 완전 개방된 현재까지도 많은 쿠바 선수가 활약 중이다. 그런만큼 만약 몬카다가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리더라도 상대적으로 훨씬 익숙한 일본프로야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와 ‘머니게임’에서도 전혀 불리할 것이 없는 NPB다. 초장기 거액 계약에선 메이저리그의 규모를 이길 수 없는 NPB지만 KBO리그의 신입 외국인 선수 상한선 100만달러는 우습게 만들 수 있는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몬카다의 ‘KBO리그 관심’ 발언이 나온 이후 국내 야구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외국인 선수 이적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BO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발언이 몬카다 측이 아닌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통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라며 “보통 외국인 선수가 한국으로 향할 때는 에이전시를 통해서 국내에 진출 의사가 전달되는데 몬카다는 그런 과정이 현재까진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진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오히려 메이저리거답게 한국에서 초대 받아 치른 경기였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예의 있게 ‘립서비스’를 한 차원의 발언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몬카다 수준의 선수를 한국에서 몸값을 맞춰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단언했다.

KBO리그의 모 구단 관계자 또한 “만약에 온다면 얼마나 좋겠나. 우리부터 붙잡고 싶다. 하지만 몬카다와 푸이그는 현재 위상에서 차이가 크다. 아직 나이가 30세도 되지 않은 선수 아니었나? 아직은 전성기 선수가 아닌가”라며 “그 선수가 만약 더 조건 등의 환경을 좇아 아시아 시장으로 온다고 해도 NPB와 경쟁해서 KBO리그에서 저 선수를 붙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결국 야구지만 비즈니스고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적인 상황이다.

몬카다의 경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FC 서울에 합류하면서 많은 이를 깜짝 놀라게 한 전직 프리미어리거 제시 린가드와는 여러모로 상황이 다르다는 게 한국 야구계의 반응이었다. 몬카다의 경우엔 자신만 눈을 낮춘다면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고, NPB라는 훨씬 나은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이라는 결정적인 제약도 있는 상황에서 몬카다가 설령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해도 현실적인 조건들을 해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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