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무대응 시 韓 GDP 21% 급감"...한은의 경고
무대응 시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 커져
“조기에 온실가스 감축정책 강화해야 회복력↑”
이는 한은이 금융감독원, 기상청과 기후대응 경로별 기후변수와 경제변수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다. 이때 기후변수는 국내 탄소 가격 등 전환리스크와 온도, 강수량 등 물리적 리스크로 구성된다. 경제변수는 탄소가격 상승 및 친환경 기술발전 등 전환리스크와 국내외 기후 변화에 따른 만성리스크가 국내 각 산업의 부가가치 및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무대응 시 평균기온과 강수량이 상당폭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무대응 시나리오에서 21세기말(2081~2100년 평균)에 현재(2000~2019년 평균) 대비 6.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강수량도 무대응 시나리오에서 같은 기간 1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연재해 피해도 늘어난다. 무대응 시 태풍 피해는 2100년에 9조7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시나리오(7조원)보다 38% 가량 큰 수준이다. 홍수피해도 2100년 3조2000억원으로 1.5℃ 대응 시 피해액(2조1000억원)보다 52% 높아진다.
김재윤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연구팀 과장은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하는 등 기후 대응에 적극적일수록, 관련 정책을 조기에 시행할수록 부정적 영향은 축소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하는 시나리오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고탄소 산업은 전환 리스크에 취약해 탄소가격이 상승하는 2050년까지 부가가치가 감소하지만, 이후 친환경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부가가치 감소폭이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종의 부가가치는 1.5℃ 대응 시 2050년에 기준시나리오 대비 62.9% 감소하나 이후 회복해 2100년경 32.4% 감소할 전망이다.
물가의 경우 2050년까지는 탄소가격 정책 도입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대돼 물가 상승압력이 강해지지만, 그 이후에는 친환경 기술발전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는 1.5℃ 대응 시 2050년에 기준 시나리오 대비 6.6%까지 상승하나, 이후 점차 완화돼 2100년 1.9%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과 금감원은 이번 국내 맞춤형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는 은행 7개사(KB, 신한, 하나, 우리, NH, 대구, 부산), 생명보험 4개사(삼성, 교보, 한화, 신한), 손해보험 4개사(삼성, 현대, KB, 코리안리) 등 총 15개사다.
황재학 금감원 금융시장안정국 수석조사역은 “해당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별 모형을 비교, 분석해서 최종 결과를 산출할 것”이라며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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