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경고 "기후이상 그대로 두면…2100년엔 GDP 21% 급감"
1.5℃ 대응시 2050년엔 13.1%↓…2100년엔 10.2%↓
지연 대응 땐 2050년 17.3%↓…2100년엔 19.3%↓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기후 이상이 점차 현실화되는 가운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매년 연평균 성장률을 0.3%포인트 깎아먹으며 2100년 경 GDP(국내총생산)가 21% 감소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기후 이상이 우리나라 GDP에 장기간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며 제조업 등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산업 전반에서 저탄소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4일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 -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김재윤 지속가능실 과장과 류기봉 조사역, 황재학 금융감독원 ESG시스템리스크분석팀 수석조사역과 김현진 선임조사역, 이현아·심성보 기상청 기상사무관 등이다.
저자들은 기후 대응 정책별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 별로 분석했다. 먼저 '1.5℃ 대응' 시나리오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될 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로를 가정했다.
'2.0℃ 대응'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로 억제하는 경로로 우리나라는 CO2 배출량을 2020년 6억 톤에서 2050년에는 1억1000만 톤으로 약 80% 감축하는 경우다. '지연 대응'은 2030년부터 정책을 도입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하는 경로다.
먼저 '1.5℃ 대응'에 나설 경우 GDP는 탄소 가격 상승 등에 2050년경에는 13.1% 감소하고, 이후 기술 발전과 기후피해 완화 등에 점차 회복해 2100년경 1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4~2100년 연평균 성장률은 0.14%포인트 감소다.
'무대응'시에는 GDP가 2050년경 NGFS(녹색음융협의체)가 추정한 성장 경로 대비 1.8% 감소하지만, 이후 기후 피해가 확대되며 2100년 경에는 21.0%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성장률은 0.30%포인트 하락이다.
'2℃ 대응'및 '지연대응'에 나설 경우에는 GDP는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각각 6.3%, 17.3% 감소하지만, 2100년경에는 15.0%, 19.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0.21%포인트, 0.28%포인트 하락이다.
산업별로는 정유·화학·시멘트·철강·자동차·발전업이 전환 리스크 취약업종으로 지목됐다. 이들의 부가가치는 '1.5℃ 대응' 시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62.9% 감소하지만 이후 회복하여 2100년경 3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성 리스크 취약업종으로 분류된 농업·식료품·건설·부동산·음식점업의 부가가치는 무대응 시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1.8% 감소에 그치지만, 이후 기후피해가 확대되며 2100년경 3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자물가의 경우 '1.5℃ 대응' 시 탄소 가격 정책 도입으로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대되며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6.6%까지 상승하지만, 이후에는 친환경 기술 발전으로 점차 완화되어 2100년경 1.9% 상승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무대응' 시 생산자물가는 2100년에 다다를수록 비선형적으로 발산해 기준시나리오 대비 1.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후대응 정책(1.5℃, 2℃, 지연대응) 추진 시 장기적으로 수렴하는 생산자물가 경로와 상반된다.
저자들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조기에 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짚었다. 온실가스 감축정책 시행 초기에는 정책비용을 수반하지만, 이후 기술 발전, 기후피해 축소 등을 유도하여 우리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조업 등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김 과장은 "탄소 가격 상승의 충격은 고탄소산업에만 그치지 않고 여타 산업으로 파급된다"면서 "산업 전반에서 저탄소기술 개발 투자에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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