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개헌 노리는 야권… “일단 특검부터”

■ 야권 ‘조기 대선’ 투트랙 전략
14일 본회의·28일 재표결 시도
민주당 ‘릴레이 밤샘농성’ 논의
독소조항 등 협의 ‘與 이탈’ 기대
조국혁신당, 尹탄핵소추안 예고

野 국회 내 농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해명 등을 요구하며 피케팅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11월 ‘김건희 특별검사법’ 처리에 당력을 총집중하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임기 단축 개헌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됐고,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 탄핵’을 직접 언급하면서 야권이 조기 대선 전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충고한다. 김건희 특검은 필연으로 지금까지 제기된 온갖 의혹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투명하게 털어내는 게 그나마 보수 전체의 궤멸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제 결단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김건희 특검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넘길 계획이다. 소위 심사 이후에는 8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한다. 민주당은 일부 혐의를 분리해 상설 특검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요구하는 ‘릴레이 밤샘농성’과 관련해 논의했다. 이날부터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는 14일까지 당내 의원들로 조를 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특검처리를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의 내용이나 형식, 독소 조항 등을 국민의힘과 논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정족수인 200표를 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17개 탄핵 사유를 담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이달 중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탄핵안 발의를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인 150명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탄핵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상황이라 조국혁신당이 작성 중인 탄핵안이 당장 발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하며 수용하지 않으면 탄핵참여도 시사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