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 몰도바 대통령 가까스로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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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주목받은 몰도바 대선 결선에서 친서방 후보인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친러 성향의 후보를 가까스로 꺾으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산두 대통령의 득표율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경제난으로 크게 떨어지자, 집권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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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후보 45% 획득 약진에
“러 선거 개입” 비난수위 높여
내년 총선 집권당 승리 불투명
EU “몰도바와 통합 계속 협력”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주목받은 몰도바 대선 결선에서 친서방 후보인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친러 성향의 후보를 가까스로 꺾으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산두 대통령의 득표율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경제난으로 크게 떨어지자, 집권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또 조지아 총선에 이어 몰도바 대선에서도 친러 세력이 약진하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커져 유럽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4일 몰도바 매체 뉴스메이커에 따르면 대선 결선 개표 98.6%가 진행된 가운데, 행동과연대당(PAS) 소속의 산두 대통령이 54.91%로 전직 검찰총장으로 친러 진영의 대표 주자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후보(사회주의당·45.09%)를 누르고 재선을 확정 지었다. 산두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약 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 못 미쳐 약 26%의 지지를 받은 스토야노글로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맞붙었다. 이날 산두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승리 선언을 하고 “몰도바가 승리를 거뒀다”며 “친애하는 몰도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역사책에 기록될 만한 민주주의의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초반 지지율이 10% 정도에 불과했던 스토야노글로 후보가 약진하면서 여당은 내년 총선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할 경우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두 대통령의 부진은 유럽 최빈국 몰도바의 경제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몰도바 물가가 40% 치솟고 러시아와 무역이 급감하면서 경제난이 가속화했다.
산두 대통령은 스토야노글로 후보의 약진 원인으로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지목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선거 승리 연설에서 “몰도바는 더러운 돈, 불법적인 표 매수, 범죄 조직의 선거 방해, 우리 사회는 증오와 공포의 확산 등 유럽 역사상 전례 없는 공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몰도바 당국은 친러시아 사업가 일란 쇼르를 중심으로 친러시아 세력이 최대 30만 명의 유권자에게 산두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며 금품을 살포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해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결선투표일에도 “공격, 도발, 불안정을 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몰도바와 같은 옛 소련국가인 조지아 총선에서도 친러 집권당이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러시아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러시아는 선거 개입 의혹들을 부인 중이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산두 대통령 재선 확정 후 자신의 X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몰도바와 유럽 통합적인 미래를 향해 계속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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