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마약 사건에…아들 "공황장애로 힘들었다"

김예랑 2024. 11.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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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할리 아들 하재익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방송인 로버트 할리의 아들 하재익이 아버지의 마약 사건 이후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로버트 할리, 명현숙 부부가 ‘아귀찜’ 때문에 한차례 다툼을 벌였지만 두 아들과 모처럼 캠핑을 떠나 가족의 끈끈함을 되새기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이혼숙려기간 동안 광주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했다. 명현숙은 화해의 손을 내민 남편에게 “오늘 하루는 내 루틴대로 따라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아귀찜 재료를 사 와 함께 만들자고 했지만, 할리는 콩나물을 다듬다가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갔다. 명현숙은 그런 남편에게 “내가 왜 아귀찜을 만드는지 생각은 안 해봤냐?”며 오열했다.

명현숙은 “예전에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아귀찜이 먹고 싶어서 사 달라 했는데 당신이 거절했었잖아”라고 외쳤다. 할리는 “그건 이미 사과하고 지나간 일인데 왜 자꾸 옛날이야기를 꺼내나?”면서 발끈했다.

일촉즉발 상황 속, 지인 부부가 집을 방문했다. 할리는 깜짝 놀랐으나 명현숙은 아귀찜을 대접하며 부부의 고민을 털어놨다. 명현숙은 “말하기 힘들지만 저희가 이혼하기로 했다”며 “남편이 제 마음을 전혀 공감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로버트 할리는 “아내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며 “그리고 아내가 굳이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자꾸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지인 부부는 “아내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아내가 만든 음식을 왜 타박하냐?”며 할리의 이중적인 행동을 꼬집었다.

할리는 급히 공손 모드가 되어 이를 인정하면서도, “다음에 기회 되면 당신이 우리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고향 음식을 해주면 좋겠다”라고 진짜 속마음을 용기 내 고백했다.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할리는 4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꺼냈다.

그는 “명절에 처가에 다 같이 있으면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외로웠다”고 밝혔다.

이에 미안함을 느낀 명현숙은 지인 부부가 돌아가자, 각방 생활을 접고 모처럼 남편이 자는 침대로 다가가 “좀 더 노력해보자”며 옆에 누웠다.

모처럼 한 침대에서 잔 명현숙은 “부부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 느낌이었다”는 속내와 함께, 아침으로 남편이 원하는 미국식 식사를 차려줬다.

할리는 설거지를 알아서 척척 하는 것은 물론 ‘점심 데이트’까지 신청했다. 점심때에는 고향 음식인 햄버거를 먹으러 맛집에 갔으며, 그러다 미국 가족들 이야기가 나오자 할리는 4년 전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일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미국에 가려면 비자가 필요했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미국 비자가 발급이 안 되어서 (장례식에 가지 못했고) 2년 전에서야 (모친 묘소를) 갔다”고 고백했다.

이어 “9남매 중 장남이고 어머니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은 아들이었는데”라고 자책하더니, “아프신 어머니에게 그 사건을 이야기하면 바로 (충격으로) 돌아가실까 봐, ‘못 가서 미안하다. 빨리 갈게, 사랑한다’라고 어머니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고, 10분 뒤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라고 불효에 통탄했다.

할리는 아내를 위한 특별 이벤트로 둘째, 셋째 아들을 불러 가족의 추억이 깃든 캠핑장에 모여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셋째 아들이 엄마와 단둘이 산책을 나섰는데, 벤치에 앉아 잠시 쉬던 중 셋째 아들은 “요즘 힘든 건 없냐?”라는 엄마의 말에 “사실 내가 공황장애가 있잖아”라면서 ‘그 사건’ 후 대인기피증에 공황장애를 앓게 된 아픔을 드러냈다. 명현숙은 "네가 최근에 그 얘길 해서 나도 놀랐다"고 했다.

하재익은 "잠도 못 자고 시도 때도 없이 심장이 뛰고 식은땀 나고 그때 (병인걸) 알았다"며 "아빠의 그 사건이 있고 나서 그 후에 숨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또 "밖에 나가면 누군가가 날 봤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로버트 할리 아들인가?)' 하는 것 같고 '왜 저 사람이 이런 눈으로 날 쳐다보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이런 게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들은 할리는 속상함과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할리는 1988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후 슬하에 세 아들을 뒀으며 1997년 귀화해 한국에 정착했고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할리는 2019년 4월 8일 방송 녹화를 마친 직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그해 8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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