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 정보를 안 준다” 與, 명태균 통화 파장 속 답답함 토로
與 의원들 “대응했다가 상반된 증언 나오면” “문의했지만 용산 무반응”
한동훈, 尹 향해 “솔직‧소상하게 밝혀야”…‘참모진 전면 개편’ 촉구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통화 녹취 관련 파장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대책을 고심하는 국민의힘 내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통화 '추가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엔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것이다.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통화를 공개한 후 한동훈 대표가 수일간 침묵을 지킨 데 대해 "뭘 알아야 얘기를 할 것 아닌가. 내용을 알아야 대응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달 전) 명태균씨 사태가 터지자마자 저희 쪽에서 용산 대통령실에 '내용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다"며 "또 한 대표가 (지난달)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명태균 사태는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여쭤봤는데 대통령의 반응은 '그거 별 거 아니다, 과장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꾸만 터져 나오는데 뭘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저희가 만약에 말을 했다가 그와 상반되는 새로운 증언이라든가 진술이, 녹취가 나오면 당 자체가 또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될 것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사태의 윤곽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가 스텝이 꼬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계파색이 옅은 김재섭 의원도 "대통령과 여당 사이, 민주당과 여당 사이 '정보 비대칭'이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녹취가 얼마나 나와 있는지 모르고, 대통령이 어디까지 (명씨에게) 말씀하셨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여당이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현재 공개된 녹취에서 확인 가능한 위법성 여부 정도만 이야기를 하게 되니 국민들 들으시기에 못마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건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문제이며 대통령의 과오과 관련된 일인데, 이걸 가지고 우리가 법적으로만 옳다, 그르다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듣고 싶은 대답을 못 듣고 있는 것"이라며 "여당이 여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얘기할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심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당내 분위기에 대해 김 의원은 "확실히 뒤숭숭하고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실의 해명이 '언제 이후로는 (명씨와) 대화한 적 없다'라고 했는데 바로 논박이 돼버렸고, 공식적인 해명이 (윤 대통령) 육성과 정반대가 돼버리니 국민이 들으시기에 '이게 뭐야'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도 통화에서 "대통령실 해명이 계속해서 오락가락해 '거짓말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당이라도 제대로 대응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투명한 정보를 대통령실이 공유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당에서 마음대로 추측해 방어하긴 너무 리스키(위험)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한편 한동훈 대표는 나흘 간의 침묵을 깨고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적어도 지금은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가 아니다.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은 전혀 다르다"며 "대통령은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쇄신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는 즉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 특별감찰관(특감) 임명 절차 즉시 진행해야 하는 건 이제 너무 당연하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도 법에 하게 돼 있는 특감을 임명하는 데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는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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