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윤 대통령 사과하고 개각해야"...與, 용산에 쇄신 촉구

박상곤 기자, 박소연 기자, 안재용 기자, 정경훈 기자 2024. 11. 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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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추경호 원내대표 "당정이 국민 신뢰 되찾도록 각고의 노력 기울일 것"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0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통화 녹취가 공개되고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목소리로 대통령실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이 최근 사안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대통령실의 전면적인 인적 개편을 넘어 과감한 개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거리로 총출동해 이 나라 헌정 중단을 선동했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망치게 그냥 두지 않겠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 입장하며 엄중한 표정으로 입술을 꾹 다문채 평소보다 오래 주변을 둘러본 뒤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민주당의) 속 보이는 음모와 선동을 막기 위해선 변화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 브로커와 소통한 녹음이 공개된 건 국민들께 죄송스러운 일이고 국민 실망은 정부 여당의 큰 위기"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은 정치 브로커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 차원에서 당당하고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힌 뒤 사과를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선 가감없는 진실이 언제나 최선이었다. 감추고 빼고 더하려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최근 상황에 당정이 대응을 하는데 있어서 법리적 문제를 앞세울 때가 아니라며 정부 전면 개각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적어도 이번 사안의 경우 국민들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가 아니다. 국민들께서 듣고 싶어하는 말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쇄신과 심기일전을 위한 과감한 개각을 단행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건희 여사를 향해 즉시 대외활동을 중단하라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즉시 진행해야한다. 이 상황에서 머뭇거리면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기조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 대표는 "국정기조 내용과 방식이 독단적으로 보인 부분이 있었는 지 점검하고 시정해야한다"며 "정부 임기가 아직 2년 반이 남아있다.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청하고 심기일전하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당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여야 모두 구태정치로 국민들 지탄을 받는 이때가 바로 역설적으로 변화와 쇄신으로 극복할 절호의 기회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권력자에게 할 말 했고 부적절한 문자에는 답하지 않았고 과거와 달리 잡음 있는 공천 시도는 잘라낸 정당이다. 당이 중심을 잡고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0월31일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이후 나흘 동안 공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동안 한 대표는 당내외 의견을 수렴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해왔다. 이 과정에서 당 중진 의원들 의견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가 그동안 공개입장을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실이 직접 관련 입장을 설명하고 쇄신 방향을 제기할 시간과 기회를 주기 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0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에선 한 대표 뿐만 아니라 다른 지도부도 대통령실의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수석 최고위원은 "정치 브로커 한 사람에 휘둘려 정치가 길을 잃고 내뱉은 말 조각에 휘청거리고 있다"며 "변하면 국민들은 언제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준비가 돼있다.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바람을 이기는 방법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은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한다"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호불호를 따질게 아니라 가능하고 불가능한 것을 나열하고 가능한 건 빨리 조치하라"고 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기 때문"이라며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 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 변화와 쇄신을 할 것인지 이제 선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정 운영의 무한한 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한 점들을 깊이 성찰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당정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김민전 최고위원은 "소위 (녹취)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내용은 덕담을 한 것"이라며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똘똘 뭉치고 이를 바탕으로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임기 후반부의 길"이라고 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윤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대독한 것을 두고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에 나서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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