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일용직도 건보료 내나… 일용근로소득에 건보료 부과 검토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종로지사 모습. /연합뉴스

건강보험 당국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용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건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의 경우 자진 신고하게 하고, 사전에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현행법상 건보료 부과 대상 소득이지만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 일용근로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보험료 부과 소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용근로자 가운데 고소득이 많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돼 왔다”며 “부과 체계 개편 과정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건강보험법 시행령 41조를 보면, 건보료 부과 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 등인데, 근로소득에는 일용근로소득도 포함된다. 일용근로자는 특정 고용주에게 계속 고용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3개월 미만의 근로를 제공하면서 근로를 제공한 날이나 시간의 성과로 급여를 받는 이들이다. 일용근로소득은 이같은 일용근로자가 일급이나 시간급으로 받는 급여를 의미한다. 업종별로 숙련도와 노동시간에 따라 일용근로소득 수준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5000만원 초과 일용근로소득을 올리는 이들은 2021년 21만4028명에서 지난해 33만7763명으로 37% 증가했다. 총소득금액은 13조6948억원에서 22조6606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일용근로자로 범위를 넓히면 2021년 692만7841명이 59조9141억원의 총소득을 올렸는데, 2023년에는 705만6110명이 69조4594억원의 총소득을 거뒀다.

일용근로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보료 면제 혜택을 받기도 한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45만8678명은 9조961억원의 일용근로소득을 벌어들였다. 2021년은 44만7124명이 7조7505억원의 일용근로소득을 올렸다. 근로자 수는 1만명가량 늘었는데, 소득은 1조3456억원 증가한 것이다. 일용근로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는 관행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면서도, 건보료는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