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활명수' 류승룡 "배우라는 직업은 큰 선물… 큰웃음으로 보답할래요"[인터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류승룡이 호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다 잡은 유쾌한 코미디 영화 '아마존 활명수'로 가을 관객과 만났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양궁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메달리스트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를 그린 코믹 활극이다. '아마존 활명수'는 개봉 첫날인 지난달 30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가을 대세 영화로 떠올랐다. 개봉 첫날인 10월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10만 6841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개봉 전부터 쟁쟁한 경쟁작 '베놈: 라스트 댄스'를 제치고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했고 개봉과 동시에 막힌 웃음을 뻥 뚫어주는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아마존 활명수'의 주연을 맡은 류승룡을 만나 출연 계기부터 브라질 로케이션 후일담, 코미디 영화에 오랜 시간 진심을 담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1시간 가량의 인터뷰 내내 미소 한번 짓지 않고 진지한 태도로 코미디 장르로 관객과 교감하는 일의 어려움과 아마존 자연환경의 심각한 훼손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는 끝내 코믹 본능을 져버리지 못하고 단 몇 마디의 표현으로 인터뷰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폭소케 했다. 코미디 영화인 '극한직업'의 1626만 흥행으로 국내 역대 흥행 2위를 달성한 류승룡이니 얼마나 웃음의 피가 끓고 있겠나.
"'극한직업'의 배세영 작가가 '아마존의 눈물'을 보며 애초 이야기를 구상하셨어요. 배세영 작가다운 주제가 시나리오에 녹아 있었어요. 극중 조진봉이 아마존 3인방에게 '우리가 너희들에게 배운 것이 많아'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또 아마존 3인방이 모든 일이 해결된 후 다시 아마존으로 돌아가서 '그 곳에서 힘겹게 살고 있는 조진봉 감독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자'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어요. 이 두 부분이 제 마음을 움직였죠. 이런 즐거운 메시지라면 잘 전달해보고 싶었어요. 때마침 저희 동네에서 주현정 양궁 금메달리스트께서 양궁을 생활 체육으로 가르쳐 주시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들과 함께 배우고 있을 때였어요. 뭔가 아귀가 딱딱 들어 맞았었죠."

류승룡이 연기한 조진봉은 한때 촉망받던 양궁 메달리스트였으나 은퇴 후 소속 회사에 몸담게 된 인물이다. 하지만 매년 승진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구조조정 대상자 1호다. 아마존에 가서 금강 개발권을 획득해 오라는 회사의 명령에 아마존에 갔다가 우연히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그들의 양궁 감독이 되어 훈련까지 담당하게 된다.
"실제 브라질에 가서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죠. 촬영 소스만 그곳에서 찍을 것인가 고민도 있었지만 그곳의 대자연과 수목들을 담고 싶었어요. 아마존의 파란 하늘과 대자연을 담기 위해 2주간의 촬영을 간 것이었는데 130년 만의 가뭄이 왔더라고요. 수목이 바싹 말라 있었어요. 개발과 벌목 때문에 정말 구름 한점 없이 뿌옇게 변해 있었어요. 그래서 (환경이 파괴된)영화 속 내용이 더 공감이 됐죠. 실제 원주민들도 출연해 주셨고 너무 순박한 얼굴들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요. '정말 오기를 잘 했구나'하고 느꼈죠."
'아마존 활명수'는 조진봉이 구조조정의 위기에 몰려 아마존으로 향해 가던 중 우연히 항공 사고를 겪고 추락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마존 전사들을 만나게 되는 과정과 아마존 전사들을 한국에 데려와 양궁 훈련을 시키는 과정에 큰 코믹 비중을 뒀다. 극 후반부는 이들 부족의 마을이 전멸될 위기에 놓이고 양궁 대회에서 아마존 전사들과 조진봉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가슴 찡한 휴먼 드라마가 강조된다. 류승룡은 '아마존 활명수' 극 전체에서 코미디의 구조적 설계 및 자신만의 코미디 연기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털어놨다.
"진봉이 헬리콥터에서 떨어질 때 보시면 아시겠지만 유쾌한 소동극이잖아요. 바디랭기지나 리액션 등을 통해 분명한 코미디임을 환기시킬려고 했어요. 협십증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처럼 하체 부실 등을 계속 표현하잖아요. 집이나 회사에서 늘 놀라고 눈치를 보는 사람인데 헬기를 타니 얼마나 무섭겠어요. 그러니 혀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낯선 환경에 놓이고 위기에 놓이니 놀라게 되는 거죠. 아마존 전사들과 말은 안 통하고 이들에게 양궁은 가르쳐야 하고 그러다가 서로 공감하게 되면서 이후 포용하고 위로하는 과정도 거치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코미디에서 휴먼 장르로 변해 가는 그래프를 그렸던 것 같아요."

1281만 명의 흥행을 이룬 영화 '7번방의 선물'(2013)에서는 모든 딸들에게 폭풍 눈물을 흘리게 한 아빠였고, 1626만 명의 흥행을 이룬 '극한직업'에서는 수원왕갈비 치킨 붐을 일으키며 전국민 30%가 배꼽을 움켜쥐게 했으며 1232만 명 흥행의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는 허균 역을 통해 믿고 보는 연기가 무엇인지 입증시켰으며 역대 흥행 최고작 1761만의 '명량'(2014)에서는 구루지마 역을 통해 이순신 역의 최민식과 대등한 연기를 펼쳤다. 지난해 선보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장주원 역으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장주원이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코미디 연기로도 큰 사랑을 받았지만 사실 류승룡처럼 희비극, 현대극, 사극을 다양하게 오가며 관객과 시청자들과 깊게 교감하며 웃고 울게 한 이도 드물다.
"제 출연작 중 천만 영화가 네 편이라는 건 평소 잘 생각하지 않아요. 숫자와 타이틀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대중들이 왜 저를 좋아해주실까 생각은 해보죠. 그건 바로 친근함 때문인 것 같아요. 옆집 아저씨 같다고 느끼셔서 그런 것 같아요. 평소 공감과 위로를 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에 관심이 가요.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이고 말초적인 이야기들에는 잘 관심이 가지 않아요. 이런 컨텐츠들은 많이 나오잖아요. 배우 생활이 20년이 넘어 가면서 점점 더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고 또 생각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더 고민하고 더 깊게 생각하며 콘텐츠를 선택하게 됩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게 돼서 선물처럼 좋은 시간들을 보냈어요. 관객들께 시청자분들께 너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좋은 사명감으로 좋은 이야기들로 큰 웃음으로 우리 사회에 되돌려 드리고 싶어요. 항상 좋은 어른이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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